국제
푸틴에 저항했던 러시아 여성 로커, 가택연금 중 국외 탈출
입력 2022-05-11 07:14  | 수정 2022-08-09 08:05
리더 마리아 알료히나, 가택연금 중 리투아니아로 탈출
종교 시설에서 난동 피웠다는 이유로 기소돼 2년 징역형 선고받기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권력층에 끊임없이 저항했던 러시아 여성 로커가 결국 탄압을 피해 국외로 탈출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의 리더인 마리아 알료히나가 최근 가택연금 중 감시원의 눈을 피해 리투아니아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푸시 라이엇은 계속해서 반 푸틴 운동을 펼친 그룹입니다. 그렇기에 지난 10년간 러시아 권력층의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고 평가받습니다.

첫번째 저항은 지난 2012년 2월 푸틴 대통령의 3기 집권에 반대하기 위해 크렘린 인근 러시아 정교회 성당 안에서 무허가로 시위성 공연을 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알료히나 등 푸시 라이엇 멤버 3명은 종교시설에서 난동을 피웠다는 이유로 기소돼 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허가 없이 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하는 러시아의 인권 탄압적 분위기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이 확산했고, 무명 밴드였던 푸시 라이엇도 국제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이후 푸시 라이엇 멤버들은 감형이나 사면으로 풀려난 뒤에도 저항을 계속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노래를 발표했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하기 위해 결승전이 열린 경기장에 난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알료히나는 지난해 여름 이후에만 6번이나 15일 단기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당국의 탄압은 더욱 노골적으로 변모했습니다. 자택에 연금된 알료히나는 모스크바가 아닌 유형지로 보내질 뻔 했고, 그는 결국 국외 탈출을 결심했습니다.

감시원을 따돌리기 위해 러시아의 음식배달원 복장으로 얼굴을 가린 채 집을 나선 그는, 위치 노출을 피할 목적으로 휴대전화도 아파트에 남겨놓았다고 전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여권을 압류당한 상태였던 알료히나는 세 번의 시도 끝에 벨라루스에 입국하는 데 성공했고, 벨라루스 지인들이 마련해 준 유럽연합(EU)의 신분증으로 리투아니아행 버스를 탔습니다.

푸시 라이엇은 현재 유럽 순회 공연을 준비중입니다. 특히 아이슬란드에서는 친(親)우크라이나 단체가 주관한 무대에도 오를 예정입니다.

알료히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다면서도 "자유를 느낄 수 있다면 어디에 있든 상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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