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퇴임과 함께 그동안 대언론 창구를 맡아왔던 박수현 국민소통수석도 9일 고별 티타임을 갖고 "앞으로 정치인으로 살아가겠지만 낮고 소외된 곳의 국민에게 따뜻함을 주는 '유각양춘'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유각양춘(有脚陽春)은 '다리 달린 봄볕'이란 당나라 현종때 고사성어로 '이르는 곳마다 따뜻함을 베푸는 사람'을 뜻한다.
박 수석은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된뒤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뒤 지난해 5월 다시 청와대로 돌아와 국민소통수석을 맡으며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문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왔다. 다음달 6·1 지방선거에서 설욕을 위해 출마가 점쳐졌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마지막까지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하기로 하면서 뜻을 접은바 있다.
박 수석은 언론인들을 향해 "1년 전 이 자리에서 취임하면서 3가지 약속을 했는데 '적대감 갖지 않겠다, 추측하지 않겠다, 거짓말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렸다"며 "그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지 돌아보며 정말 부족함 많았지만 잘 이해해 주고 받아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 법전에 나오는 인연의 의미를 되새기며 "부처님이 마지막 1만겁의 인연을 한 스승 밑에서 공부하는 인연이라고 했다"며 "한 스승을 모시고 동문수학한 사이는 아니지만 청와대라는 같은 공간에서 대통령을 보좌한 참모와 취재한 기자로서 한 스승 밑에 동문한 제자의 인연이라고 우겨도 될법하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연은 스치지만 사람은 스며든다"며 "이후에도 정성으로 교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임기 마지막날인 이날 문대통령이 주재한 마지막 청와대 참모진 회의에서도 별도 소회나 소감 없이 향후 경제 방향을 주제로 토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주 경제수석이 '러시아 제재 동참에 따른 현황과 향후 전략,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현황과 전망 등 2가지 안건을 보고했고 이후 토론이 진행됐다. 이호승 정책실장은 향후 거시경제 향방과 대응 전략 등을 보고했다. 앞서 지난 4일 박경미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매일 이뤄지는 일일상황회의와 문 대통령 주재 참모진 회의는 임기 마지막인 5월 9일까지 계속된다"고 말한 바 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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