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구글 지도·텔레그램 등 통해 현지 관공서·러군 위치 공유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주변에서 러시아군을 쫓아내고 다시 찾아오는 과정에서 7번 고속도로 주변 주민들이 큰 역할을 했음이 밝혀졌습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키이우 인근 7번 고속도로 주변 마을 주민들은 3월 현지 관공서와 러시아군의 위치 등 긴요한 정보들을 구글 지도, 텔레그램 등 플랫폼을 이용해 공유했습니다.
이때 7번 고속도로는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에서 키이우 인근까지 370km를 잇는 도로로 러시아군이 키이우로 진격하는 데 중요한 보급로 역할을 한 곳입니다.
이러한 7번 고속도로 주변에서 벌어졌던 가장 큰 교전 중 하나는 '브로바리 지역 전투'였습니다. 당시 러시아 제90탱크 사단의 2개 연대가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 무기와 포 등의 매복 공격을 받았습니다.
해당 사실을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 / 사진=월스트리트저널(WSJ) 웹사이트 갈무리
WSJ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사는 주부 나탈리아 모힐니는 WSJ에 "모든 사람이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우리 아들들(우크라이나군)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습니다. 브로바리 전투에 참전했던 테티아나 초르노볼 또한 주민들이 제공한 정보가 매우 중요했다고 밝혔습니다.
7번 고속도로 주변 마을은 2월 말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바 있습니다. 점령 초기 당시에 주민들이 주로 이용했던 연락 거점은 바로 경찰이었습니다.
안드리 네비토우 키이우 경찰서장은 "수미와 브로바리를 오가는 러시아 병력이 있었다"며 "이들은 숲에 숨으려고 했기에 정부가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당시 정보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텔레그램 앱에 챗봇을 설치하여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위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전달된 정보들은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을 거쳐 단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됐습니다.
과거 주차 위반 단속 등에 쓰였던 '키이우 디지털 앱'은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찾아내 군에 전달할 수 있도록 재편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레그 즈다노우는 이렇게 수집된 정보들이 작전 참모부에 전달돼 다른 자료와 대조를 거쳐 러시아군을 사살하는 데 쓰였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이 정보는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시기에 특히 중요했다"며 "이후 몇 주간 연료, 식량 보급을 끊어 키이우 인근에서 러시아군의 성과를 떨어뜨리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고 평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