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6세 어린이 마라톤 완주에 '아동 학대' 논란…축하보다 비난
입력 2022-05-07 11:21  | 수정 2022-05-07 11:35
사진 = 크로포드 가족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6세 소년이 42.195km 완주했다는 소식에 거센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켄터키주 벨뷰에 사는 크로포드 가족은 지난 1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제25회 '플라잉 피그 마라톤'(Flying Pig Marathon)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이들 가족은 출발 8시간35분 만에 일제히 결승선에 도착했다.

42세 동갑인 캐미와 벤 크로포드 부부는 6명의 자녀(6세·11세·15세·17세·19세·20세)와 나란히 손을 잡고 결승선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2600여 명, 유튜브 구독자 약 5만 명을 가진 크로포드 부부는 이 장면을 담은 영상과 글을 지난 3일 인스타그램에 올렸습니다.


부부는 "막내가 무척 힘들어했다. 3분마다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했다"며 "어린 아들이 그 작은 몸으로 완주를 해낼 줄 몰랐다. 그의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 게시물은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어린 자녀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댓글이 쇄도했고 일부 사용자들은 크로포드 부부가 인스타그램 '좋아요'를 위해 아동 학대를 저질렀다고까지 비난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장거리 육상선수 출신 카라 구셔(43)도 일제히 비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6살짜리 아이는 마라톤이 자신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짐작할 수가 없고 왜 이런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 어린아이는 신체적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멈출 권리가 있고 멈춰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크로포드 부부는 "아이들의 정서적·신체적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 있으면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고 괜찮다고 판단했을 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강요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마라톤 대회는 참가자격이 18세 이상인 것을 두고 조직위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크로포드 자녀 6명 중 4명이 18세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회 조직위 측은 "참가자들의 안전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지키기 위해 모든 보호와 지원을 제공한다"며 크로포드 가족 전원에게 등번호를 지급한 것은 아버지가 어린 자녀와 항시 동행하겠다는 다짐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6세 어린이는 성장판이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마라톤이나 장거리 달리기 같은 극단적 활동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크로포드 부부와 6남매는 지난 2018년에도 애팔래치아산맥 2천 마일(약 3천200km)을 걸어서 종단하고 이 경험담을 '2천 마일을 함께'(2000 Mile Together)라는 책으로 엮어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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