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입법 여진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마찰을 빚은 국민의힘 김기현,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자 국민의힘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며 "김 의원은 4월 26일 23시 55분 경 법사위 회의장에 입장할 때 국회법 제 148조의 2를 위반해 위원장석을 점거하며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 배 의원은 4월 30일 제 396회 임시회 제 1차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을 조롱하고, 허위 사실을 공표하며 국회의장을 모욕했다"고 각각 지적했습니다.
오 원내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를 다시 폭력으로 물들이며 국회의 명예를 심대하게 실추시킨 두 의원에 대해 엄중히 징계할 것을 요구한다"며 "폭력으로 국회를 모독한 김 의원과 배 의원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성준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0명은 이날 "두 의원의 행동과 발언 등이 국회법 위반에 해당하며 국회의원의 품위는 물론 국회의 명예와 권위까지 실추시켰다"며 국회 의사과에 징계안을 전달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김 의원에 대해서는 30일 출석 정지를 요청했습니다.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 속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표결 통과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그러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대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김 의원과 배 의원을 탓하기 전에, 왜 그런 사태가 벌어졌는지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김 의원이 법사위원장에 앉게 된 이유는 위장탈당 등 갖은 편법과 꼼수로 법사위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킨 민주당이 제대로 된 토론도 없이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처리 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배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박병석 의장에게 그런 말(앙증맞은)을 한 이유는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최에 항의하던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이 짓밟히고 걷어 차였기 때문"이라고 각각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렇듯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어찌 보면 민주당이 자초한 충돌에 대해 징계안까지 제출한 의도는 자명하다"며 "위장 탈당과 회기 쪼개기 등 편법과 꼼수로 점철된 검수완박 강행이라는 과오를 덮고 오히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으로 물타기를 하려는 속셈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두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철회할 것과 검수완박 강행에 대해 국민께 사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수완박' 법안이 강행 처리되자 이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고 통과시킨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배 의원은 "오늘 의장은 아주 옹졸한 모습으로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방문을 거절하고, 의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늘어서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의장실 당직자와 경호인들을 앞세워서 무차별적으로 밀어붙였다"며 "그 과정에서 '제발 멈춰라. 서시라'라고 말했지만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국민의힘 위로 밝고 올라가기 위해 앞줄에 앉은 여성들, 카메라 밑으로 보이지 않는 그 장면들을 짐작하고 구둣발로 저희 여성들을 걷어차며 용맹하게 이 의장석으로 올라왔다"고 작심 발언을 했습니다. 또 김 의원의 경우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석에 앉은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