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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순이익 1조4502억원
입력 2022-05-04 18:22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순이익 1조450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2021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29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0.1% 늘어났다. 자기자본은 7조1478억원으로 1년 만에 1조3341억원 증가했다. 동시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2.4%로 국내 대형 증권사 중 최초로 20%의 벽을 넘어섰다. 증권사 재무건전성 기준이 되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역시 작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2365.9%를 기록해 리스크관리 역량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경으로 다변화된 수익 구조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꼽았다. 기업공개(IPO)·유상증자·회사채발행 등 IB(기업금융) 전반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해외주식 거래 활성화와 비대면 채널 서비스 강화로 위탁매매 부문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디지털 환경 변화에 초점을 맞춘 혁신금융서비스를 출시한 것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애플리케이션 '미니스탁(ministock)'이 대표적인 예다. 주식은 반드시 온전한 1주 단위로 매매해야만 한다는 기존 상식을 깬 미니스탁 앱은 가용 자금이 많지 않은 소액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미니스탁 이용객 중 2030세대의 비중은 70%가 넘는다. 저성장 기조 속 일찍부터 금융 투자에 관심 갖기 시작한 초보 투자자들이 자산관리 시장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며 MZ세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20년 3월 출시한 '온라인 금융상품권' 역시 금융의 문턱을 낮춘 사례로 꼽았다. 주식, 채권, 펀드, 발행어음 등 각종 금융상품을 액면가만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최초의 상품권으로 커피쿠폰처럼 간편하게 주고받으며 지인들에게 금융 습관을 선물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올해 초 선보인 마이데이터 서비스 '모이다(moida)' 역시 고객의 일상과 금융 투자를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고객의 평소 소비 패턴을 면밀히 분석한 후 맞춤 주식 종목을 추천해 주는 식이다. 이밖에 실물 상품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스캔하면 관련 기업 주가와 투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고객 성향과 미래 금융점수를 토대로 한 투자전략을 제시해 주는 기능들을 통해 차별화한 금융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각지에 위치한 현지법인을 통해 IB실적을 쌓아 올리며 글로벌 투자은행 입지도 다지고 있다. 올 초 한국투자증권은 유럽 사모펀드 PAI파트너스(PAI Partners)와 손잡고 오렌지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Tropicana) 인수금융에 공동대표주관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트로피카나는 펩시(PepsiCo)가 보유하고 있는 북미 냉장 오렌지주스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다. 지난해 펩시가 '트로피카나'를 유럽 사모펀드 PAI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PAI파트너스는 크레디트스위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참여하는 인수금융 주관사단을 꾸려 44억달러(약 5조2700억원)의 인수자금 조달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딜에 유수의 글로벌 투자은행과 함께 대표주관사로 참여하며 선순위 및 중순위 대출을 주관한다. 주관사단 중 한국 금융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PAI파트너스와 지속적으로 교류해 온 홍콩현지법인 IB본부를 중심으로 본사 IB그룹과 뉴욕법인 IB본부가 긴밀히 공조하며 협상력을 높인 결과다.
작년에는 미국 뉴욕에 IB전담 법인 KIS US를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 딜 소싱을 본격화했다. 신생 법인은 작년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탈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55 뉴욕애비뉴 빌딩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 달러의 인수금융 딜을 도맡아 주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입증했다.
홍콩 현지법인도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 야후(Yahoo)의 대형 인수금융 딜에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선순위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약 53억달러(약 6조63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에서 선순위 대출의 상당 부분을 주관해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에 재판매(sell down)를 완료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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