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들의 실태 분석 결과 대부분이 고리인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경험이 있고, 절반 이상이 소위 '빚 돌려막기'를 하다가 상환이 어려울 정도로 빚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시복지재단 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20대 청년 512명을 조사해 이같은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분석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센터의 청년재무길잡이 과정을 이수한 청년들에 대한 설문을 토대로 진행됐다. 청년재무길잡이는 서울회생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세 이하 청년이 일대일 재무 상담을 받으면 변제 기간을 단축해주는 사업이다.
분석에 따르면, 개인회생 신청 당시 청년들의 평균 빚은 6260만원이었다. 제2금융권 대출빚이 있는 청년들이 78%로 가장 높았고, 신용카드 대출과 은행 대출 빚이 있다는 응답 비율도 각각 76%, 72%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절반 이상(54%)은 "다른 부채를 변제하는 과정에서 돌려막기를 하다가 상환이 불가능할 정도로 채무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돌려막기를 한 이유로는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이 두려워서(63%)'가 가장 많았다.
이들이 처음 빚을 지게 된 이유는 '생계비 마련'이 43%로 가장 많았다. 실제 응답 대상의 월 평균 소득은 '100만~200만원 미만'이 51%로 가장 높게 기록됐다. 이들중 68%는 정규직 근로자였지만, 근속연수가 3년 이상이라는 응답은 19%에 그쳐 직업 안정성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재무상담 경험 부족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응답자의 절반은 "개인회생 신청 전까지 파산이나 워크아웃 등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상담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정은정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팀장은 "부채 문제를 가진 청년 중에는 부모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립이 어려운 상태로 사회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청년들의 부채 예방 및 신용 관리를 위한 교육, 공적채무조정 상담 지원 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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