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1970년대 초반 남북회담 관련 문서를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4일 통일부는 1970년 8월부터 1972년 8월까지 약 2년간 남북회담 기록이 담긴 '남북대화 사료집' 제2~3권을 공개했다. 총 1652쪽 분량에 달하는 문서에는 분단 이후 남북이 적십자 회담을 통해 처음 대화의 문을 연 시점부터 25차례에 걸친 남북적십자 예비회담까지의 진행 과정이 두루 담겨 있다. 다만 이번 공개 과정에서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총 4분의 1가량의 문서는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 문서에 따르면 남북이 분단 이후 대화의 문을 연 것은 1971년 8월 20일 남북적십자 파견원 접촉이 처음이었다. 194년 분단 이후 26년만에 처음 공식 석상에 마주앉은 남북 대표단은 팽팽한 긴장 속에 3분만에 대화가 끝났다.
제1차 남북 적십자 파견원 접촉 자료에 따르면 당시 대한적십자사 파견원인 이창렬 서무부장은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북측 대표단에 "안녕하십니까"란 첫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북측은 "동포들과 서로 만나니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수해가 많이 나지 않았느냐"는 우리 측의 질문에 북측은 "수해가 없었다"고 퉁명스럽게 답변했다. 이어 "아, 그러냐"는 반응에 "그러면 우리 임무는 이것으로 끝났다고 봅니다"라며 첫 접촉을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북측은 자신들의 정식명칭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라며 앞으로 이 명칭대로 정확히 써달라고 요구했다. 우리 측 역시 정식명칭이 대한적십자사라며 "간단하니 기억하기 좋을 것"이라고 응수한 게 대화의 전부였다. 회의록에 따르면 첫 공식 회담은 1971년 8월 20일 낮 12시 1분부터 4분까지 약 3분 동안 진행됐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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