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살해·암매장' 피의자들, 피해자 4개월간 상습 폭행

경찰 "가족 아닌데 공동거주, 이들은 자연스럽게 여겨…모레 검찰 송치 예정"

장애인을 살해하고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4명 중 남성 2명이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오늘(4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사건의 피의자 A(30·남) 씨와 B(27·남) 씨는 피해자를 4개월간 주먹과 발 등으로 폭행했으나, 둔기 등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나머지 피의자인 C(25·여)·D(30·여) 씨는 A 씨 등이 피해자를 숨지게 한 것을 방조하거나 시신 암매장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20대 지적장애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방치하다 부패하자 김포 대곶면 약암리 승마산 입구에 암매장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20일 승마산에서 나물을 캐던 주민이 시신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여 같은 달 28일 인천에서 A·C·D 씨를, 이튿날 경북 경산에서 B 씨를 체포했습니다.

경찰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해 탐문 수사를 벌이던 중 A 씨가 이미 E 씨의 사망 사실을 알고 있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추궁 끝에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에서 생활하던 중 지인을 통해 피해자인 지적장애인 E(28·남) 씨를 알게 됐습니다.

해당 빌라는 애초 A 씨와 C 씨가 거주하던 곳으로 이후 B·D 씨가 입주하며 공동 거주지로 사용됐습니다. 이어 지난해 9월 E 씨가 빌라에 입주했습니다. 이들은 함께 생활해도 장애인 지원금을 주고받는 등 금전적 거래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던 중 A 씨와 B 씨가 거짓말을 한다는 등의 이유로 E 씨를 폭행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폭행은 같은 해 12월까지 4개월간 지속됐습니다. 다만 이 기간 E 씨가 병원 치료를 받은 정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A 씨와 B 씨를, 살인방조·사체유기 혐의로 C 씨를, 사체유기 혐의로 D 씨를 각각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E 씨가 살해당한 시점을 지난해 12월 18~20일 사이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이 아닌 이들이 한 빌라에 공동으로 거주하는 게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이들은 자연스럽게 여겼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모레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