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유플·부산항운노조 맞손…근로자 안전관리 '새 지평' 연다
입력 2022-05-04 13:12 
부산항 내 IoT 기반 안전관리 통합관제 시스템 구축사업에서 10억원을 노조 측에서 자발적으로 부담키로 결정해 화제를 낳고 있는 이윤태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근로자 안전 시스템 구축을 위해 사측과 매칭해 이 같은 거액을 노조가 지원하는 국내 첫 사례다. [사진 제공 = 부산항운노조]

"항만은 중장비가 많고 배 위에서 작업하다 실족할 위험성도 큽니다. 고공에서 작은 부속물 하나가 낙하해도 치명적인데 워낙 공간이 넓다보니 근로자들이 육안으로 서로를 챙기기 힘들죠."
대한민국 수출입 물류의 '대동맥'이라는 자부심에 빛나는 부산항. 그러나 이곳은 국내 항만 사망사고발생 1위라는 안타까운 꼬리표가 붙어있다.
이처럼 현장에서 늘 사고 위험에 시달리는 부산항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LG유플러스와 부산항운노동조합이 국내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입히는 도전에 나섰다. 총 사업비가 약 30억원인데 이 중 10억원을 노조 측이 직접 부담하는 통큰 결정이 이뤄지면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 것.
G유플러스는 4일 부산항운노조, 사업주인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HJNC)과 항만 내 중대재해·안전사고를 막는 '스마트 안전관리 통합관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항만에 적용되는 첫 디지털 트윈 기반 통합관제 시스템으로 LG유플러스가 개발한 △작업자 안전관리 솔루션(작업자 위치·건강상태·낙상여부 등 실시간 정보 전송) △U+초정밀 측위 △5G 통신 인프라스트럭처 등으로 구성된다.
이 시스템이 깔리면 항만 근로자들은 건강·위치정보 등을 파악하는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고 각종 IoT 기술이 접목된 조끼와 안전모 등을 착용하게 된다.
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현장 근로자들의 신체 변화를 감지하는 것. 예컨대 심박 이상 등이 관측되면 스마트워치에서 즉각 구조신호(SOS)가 발신돼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하게 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스마트밴드 등 IoT 기기를 착용한 항만근로자들이 실시간 통합관제시스템에 데이터를 전송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항 스마트 안전 관제 시스템 개념도 [사진 제공 = LG유플러스]
항만 근로자 안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스마트 안전관리 통합관제 시스템' 사업은 특히 사측의 과감한 투자에 호응해 노조가 총사업비의 상당액을 함께 지불하는 협력 구조라는 점에서 위험 사업장의 중대재해 관리 정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윤태 부산항운노조 위원장(사진)은 매일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근로자 생명에 문제가 생기면 기업 이윤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노조도 사용자와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조합원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는 것"이라고 이번 사업의 의미를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안전관리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한 업계 경쟁도 치열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한국 대표 통신 3사가 모두 입찰에 참여해 자사 IoT 플랫폼 기량을 선보인 가운데 LG유플러스가 마침내 승기를 잡았다. 최택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부사장)은 "항만 작업현장에서 안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LG유플러스만이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통해 안전성과 생산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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