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이른 폭염 원인 기후변화로 분석…'찜통 지구' 될 수도
IPCC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43% 줄여야 한다"
IPCC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43% 줄여야 한다"
인도와 파키스탄 대륙이 때 이른 폭염으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최근 CNN과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와 파키스탄 등은 지난 3월부터 평균 기온을 훨씬 웃도는 고온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고통은 물론 경제적 피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지난 3월은 1901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22년 민에 가장 더운 3월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3월 평균 최고기온은 33.1도로 1981~2010년 평년값인 31.24도보다 2도 가까이 높았습니다. 지난달인 4월은 평균 최고 기온이 35.3도를 기록, 1981~2010년 4월 평년 최고 기온보다 1도 이상 높았습니다.
인도 중부의 경우 4월 평균 최고기온은 37.78도를 기록했습니다. 뉴델리의 경우 4월에 40도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지난달에는 44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7일 연속으로 40도를 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우타르프타데시주 반다 지역은 지난달 19일 47.4도까지 올랐습니다.
파키스탄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파키스탄의 경우 곳곳에서 최고 47도 안팎의 기온을 기록했습니다다. 파키스탄 재난 당국은 때 이른 폭염으로 히말라야 산맥 등 북부 지역에서 빙하가 녹으면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인도 곳곳에서는 폭염이 이어지며 냉방 등 전력 수요가 치솟고 정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가 세계적인 밀 생산국인 만큼 밀 농사에도 타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에 파종해 봄에 수확하는 지역에서는 예년과 다른 기온 패턴 탓에 밀 수확량이 20~4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4월 27일 인도 뉴델리 인근 쓰레기 매립지 화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중 가장 심각한 것은 시민들의 건강 피해입니다. 이에 더해 쓰레기 매립지 화재와 산불이 발생해 공기까지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지난 2015년 5~6월 폭염으로 최소 2081명이 사망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때 이른 폭염은 이번 주는 다소 주춤하지만, 곧바로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 북부와 파키스탄에 이번 주 약한 비와 뇌우 등이 예보됐고, 최고 기온도 3∼4도가량 낮아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인도 기상청은 5월에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고 일부 지역에서는 50도까지 치솟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이번 인도 폭염을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해 온실 지구를 지나 '찜통 지구(Hothouse Earth)'가 될 수도 있음을 예고한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2월말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2 실무그룹(Working Group ll)이 이러한 상황을 예언하기도 했습니다. IPCC는 대륙별 기후변화의 영향과 위험, 적응 현황 등을 담은 설명서(fact sheet)에서 "기온 상승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폭염의 위험이 증가하고, 서·중앙·남·아시아의 건조·반(半)건조 지역에서는 가뭄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초 IPCC는 6차 보고서 제3 실무그룹 보고서에서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으로 억제하려면 2030년까지 지금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