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옷' 벗고 '빨간 옷'으로.
6.1 지방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호남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이적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개 민주당 경선에 반발한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하지만, 당적을 바꾸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민주당 나주시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지차남 예비후보는 지난 2일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전날(3일) 국민의힘 전남도당에 나주시장 후보를 신청했다.
지 의원은 4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불공정 경선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민주당의 지침을 보게 되면 여성 할당이 30%고 기초의원이 단체장으로 갈 때 25%의 가산점을 받게 된다"며 "여성과 청년은 경선을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선 과정을 보면서 기존 민주당의 정신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실질적으로 무소속으로 가게 되면 힘이 없지 않겠는가. 나주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 당을 옮기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대현 전 감사원 감사관. [사진 = 임대현 전 감사원 감사관 측 제공]
민주당 영암군수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임대현 전 감사관도 파란 옷을 벗고 빨간 옷으로 갈아입었다.임 전 감사관은 지난달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영암군수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인구 5만명이 무너져 소멸하는 영암을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며 "정당 이름을 보고 투표하지 말고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인물을 보고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 의원과 임 전 감사관의 '당적 바꾸기'는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경선에 불복한 예비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관례적이지 보수당으로 이적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두 사람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의 선거 운동에 앞장섰던 이력이 있기도 하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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