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랑 한우 가격 차이가 얼마 안 나요. 간단하게 미역국 끓이려 했는데 그냥 한우로 사야 겠어요."
수입산 농축산물 가격이 국내산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크게 뛰고 있다.
3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산 수입 소고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뛰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전세계 물류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서 수입산 가격이 폭등했다.
같은 기간, 한우 가격은 제자리를 보이면서 수입산과 국내산의 가격차이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국내산 삼겹살과 비슷했던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국산 소고기 소매가는 100g당 4366원으로, 1년 전(2474원)보다 76% 뛰었다. 이달 들어 더 상승폭을 늘려가는 추세다.
육류 뿐만 아니다. 국제 곡물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농산물 가격도 크게 뛰었다. 원화 가치가 떨어져 해외로부터 우리가 사오는 수입 가격이 뛰는 셈이다. 이에 따라 농산물 수입액은 이달 24억100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인 지난달(24억5000만달러)과 비슷했다.
전반적인 물가 역시 급격히 뛰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까지 치솟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4.1%)에 이어 두 달 연속 4%대 상승률이다. 물가만 본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상황이 비슷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지속될 경우 앞으로 5% 상승률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지난달부터 일부는 5%가 넘는 물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가공식품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7.2% 뛰었고, 외식 물가는 같은 기간 6.6% 올랐다. 이는 1998년 4월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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