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직 봄인데 47도까지…때이른 폭염에 끓어오른 인도 대륙
입력 2022-05-04 10:54  | 수정 2022-05-05 11:08

인도와 파키스탄이 때 이른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인도와 파키스탄 등은 지난 3월부터 평년 기온을 훨씬 웃도는 고온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봄은 건너뛰고 바로 여름이 찾아온 모습이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인도 북서부와 중부의 4월 평균 최고 기온은 122년 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최고로 각각 35.9도와 37.78도를 기록했다.
인도 중부의 경우는 4월 평균 최고기온이 37.78도를 기록했다.

뉴델리의 경우에는 지난달 44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7일 연속 40도를 넘는 기록을 세웠다. 인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우타르프타데시주 반다 지역은 지난달 19일 47.4도까지 치솟았다.
인도 이웃나라인 파키스탄에서도 폭염이 감지됐다. 파키스탄의 경우도 곳곳에서 최고 47도 안팎의 기온을 기록했다. 파키스탄 재난 당국은 때 이른 폭염으로 히말라야 산맥 등 북부 지역에서 빙하가 녹으면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주에서는 일상이 위협받고 있다. 약 20만 인구의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투르밧은 현재 하루에 9시간씩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인도 철도 당국은 석탄 공급을 서두르기 위해 5월 말까지 753편의 여객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화물열차를 긴급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오디샤주, 웨스트벵골주 등 폭염으로 휴교령을 내린 지역들도 있다.
농작물도 피해를 입었다. 인도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펀자브주는 지난달 평균 온도가 7도 상승하면서 밀 생산량이 1헥타르당 500kg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밀은 열에 민감한 작물이다. 인도는 세계적인 밀 생산국인데, 밀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리면서 세계 밀 가격이 더 급등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도 북부 펀자브주의 농업 책임자인 거빈더 싱은 4월 평균 기온 7도 상승으로 밀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싱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폭염으로 인해 4월 수확량이 헥타르당 5퀸털(500kg) 이상 손실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제트기류를 지목하고 있다. 지구를 맴도는 제트기류가 인도 아대륙에서 북쪽으로 크게 돌출했고, 이로 인해 따뜻한 공기가 예년과 다르게 훨씬 북쪽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다.
지구 온난화의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기온은 우리가 기후 변화에 따라 예측한 기온과 일치한다"며 "폭염은 과거보다 더 일찍, 더 자주 발생할 것이며 더 강렬해질 것"이라 경고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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