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차렸다는 이유로 남성이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아침 식사가 너무 짜다는 이유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한 인도인 은행원이 체포됐다고 B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범행을 목격한 아들은 "아버지가 음식이 짜다고 불평한 후 어머니를 때리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현지 경찰은 "아들이 울면서 그만하라고 애원했지만 용의자는 아내를 계속 때리고 밧줄로 목을 졸랐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식사 문제로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거나 살해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수도 델리 인근 노이다에서 저녁을 차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내를 살해한 남성이 체포됐다. 작년 6월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샐러드를 함께 만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내를 살해한 남편이 붙잡혔다.
또 같은해 10월에는 방갈로르에서 치킨이 맛이 없다며 아내를 때려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7년에는 저녁을 늦게 차린다는 이유로 60세 남편이 부인을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가정폭력은 매년 인도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범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에는 11만2292명의 가정폭력이 신고됐다. 이는 5분마다 한 건의 가정폭력이 발생한 것이라고 BBC가 설명했다.
옥스팜 인도 지부 성평등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아미타 피트는 BBC에 "5년 전 조사에서 여성의 52%, 남성의 42%가 아내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한 것에 비하면 수치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며 "인도에서는 여성이 종속적인 성별로 간주되기 때문에 성별에 기초해 폭력을 수용하는 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여성들이 가정폭력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여 신고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서 일어나는 일은 집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 경찰에 가는 것을 꺼려한다"고 덧붙였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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