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9일째인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2시간 넘게 이어진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고 러시아 크렘린궁과 프랑스 엘리제궁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데도 유럽연합(EU)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해 잔혹한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 등에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발견됐는데도 러시아가 오히려 우크라이나를 전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양국의 평화협상과 관련 여전히 대화의 문의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휴전과 평화협상을 촉구하며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민간인 대피를 계속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는 200명 이상이 민간인이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마리우폴을 방어 중인 우크라이나군 36해병여단과 아조우 연대의 마지막 거점으로 우크라이나 병력 외에도 민간인 수백 명이 이곳에 대피해 있다.
보이첸코 시장은 이날 "민간인이 아조우스탈에 남아있지만 어제 적의 포격과 공습이 재개됐고,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을 계속 방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세계 식량위기가 촉발됐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출 재개가 가능하도록 국제기구들과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개전 전부터 지금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중재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꾸준히 접촉해 왔다. 지난 2월 7일에는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찾아가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침공 이후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수차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평화 협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마지막 통화는 지난 3월 29일이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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