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사태를 겪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하위 변종인 BA.4, BA.5의 등장으로 재차 확진자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3일 세계 확진자수를 집계하는 존스홉킨스 대학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남아공에서는 4638명의 일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불과 2주전인 지난달 17일 832명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한 숫자다. 최근 7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는 4693명으로, 지난 1개월 전 1386명에 비해 3배 넘게 늘었다.
남아공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지난해 12월 일일 확진자수가 2만명을 훌쩍 넘기도 했다. 하지만 2월 초에는 확진자수가 1000명선까지 떨어졌다. 이후 이달 중순부터 확진자수가 재차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초 남아공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하위변종인 BA.4와 BA.5의 확산이 남아공의 확진자수 증가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니콜 울터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 연구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전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면역력이 약화된 데다 하위 변종 바이러스가 면역체계를 일정 부분 회피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게다가 이곳은 겨울을 맞으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역 제한도 완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 등장한 BA.4, BA.5가 다른 하위 변종보다 증상이 더 심각하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남아공 현지 연구진들은 BA.4와 BA.5가 기존 오미크론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을 쉽게 회피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연구진이 기존 오미크론(BA.1) 완치자의 혈액 표본을 채취해 BA.4와 BA.5에 대한 방어능력을 시험한 결과 예방접종을 마치지 않은 그룹의 경우 중화항체 생성량이 BA.1에 노출된 경우에 비해 거의 8분의 1이 됐다. 접종 완료 그룹의 중화항체는 3분의 1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19 완치자가 많거나 백신 접종률이 높은 지역이라도 BA.4와 BA.5가 우세종이 되면 새로운 대유행이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