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구 충북 미분양 증가에…대형사도 고전
입력 2022-05-02 17:16 
대구와 충북·경기 등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 3월 말 기준 2만8000가구로 늘어났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미분양이 가장 많은 대구시 전경. [매경 DB]
올해 들어 충북, 서울, 대구 등에서 작년 말 대비 3배 이상 주택 미분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유명 브랜드 건설사들도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는 등 올해 주택시장이 주춤하며 건설사들의 미분양 부담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충청북도는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말 304가구에서 올 3월 말 현재 1056가구로 247.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올해 들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충북도청에 따르면 청주시에서만 지난달 275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했다. A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주는 인근 세종시나 대전시로 수요가 흡수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 말 54가구로 주택 미분양이 미미했던 서울은 지난달 133가구가 늘어나면서 총 180가구로, 이 기간 233.3% 늘었다. 서울 미분양 증가는 현대건설이 동대문구 용두동 일대에서 분양한 도시형생활주택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에서 총 133가구 미분양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3월 분양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고객들 발길이 뜸해져 미분양이 발생했다"며 "현재 미분양을 줄이기 위한 영업을 강화해 총 미분양 물량은 두 자릿수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B분양업계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은 주택 수에 포함돼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폭탄'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꺼릴 수밖에 없다"며 "또 대부분 소형 주택이라 실수요자보다는 임대를 노리는 투자자가 대다수라 요즘에는 인기가 떨어진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인기도 주춤한 상황에서 아파트보다 인기가 떨어지는 도시형생활주택과 같은 상품이 잘 팔리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서울 강남권에서 본격적으로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고 있어 서울 지역 분양시장은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분양이 쏟아졌던 대구 지역은 작년 말 1977가구에서 올 3월 말 6572가구로 미분양이 232.4%나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고급 브랜드를 내세운 대형 건설사들 아파트도 미분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광역시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대우건설은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 등 두 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 회사는 3월 말 현재 남아 있는 정확한 미분양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도 수백 가구의 미분양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는 지난 2월 분양 당시에만 총 3개 유형에서 856가구가 미분양된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을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입주물량은 작년 1만7204가구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2만840가구, 3만4345가구로 증가할 예정이라 미분양 물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 전망이다. 반면 광주광역시는 작년 말 27가구에서 올 3월 말 2가구로 줄어 미분양 물량이 가장 적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강원도 역시 같은 기간 1648가구에서 1363가구로 17.2% 감소했고, 지난해 7월 26일 이후 아파트 가격이 40주 연속 하락(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하고 있는 세종 역시 같은 기간 30가구에서 13가구로 미분양이 줄었다. 세종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시세보다 싼 신축 아파트가 공급됐기 때문에 미분양이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