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없는 심야에도 시속 30km 제한?…민식이법 완화되나

운전자들에게 불만이 컸던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법 시행 2년여 만에 판정대에 오른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어린이보호구역 규정속도 상향 정책과 맞물리면서 민식이법 완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2일 법제처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산하 한국법제연구원은 민식이법에 대한 사후 입법영향평가를 오는 9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민식이법은 공공재정 부정수급 환수법과 함께 처음으로 사후 입법영향평가 대상에 올랐다.
사후 입법영향평가는 지난해 3월 시행된 행정기본법에 담긴 내용이다. 이미 부처별로 시행되고 있는 사전 입법영향평가와 마찬가지로 법률 시행 이후 실제 효과와 부작용 등을 평가하는 작업이다.

민식이법에 대한 사후평가에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국민 인식조사, 법 시행 전후 교통사고 발생률 비교, 가중처벌의 형평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민식이법의 사후 입법영향평가가 인수위의 어린이보호구역 속도 규제 완화 정책과 맞물리면서 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인수위는 현재 시속 30km로 정해진 어린이보호구역의 속도제한을 탄력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5일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안전속도 5030'과 '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경찰청과 논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는 간선도로에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의 경우 어린이가 다니지 않는 심야 시간대에는 제한속도를 현지 실정에 따라 시속 30㎞에서 40㎞ 또는 5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민식이법은 지난 2019년 9월 11일 충남 아산에서 벌어진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됐다. 그해 12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2020년 3월 25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은 어린이보호구역에 안전을 위한 시설과 장비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다치게 하거나 사망케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구성돼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