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병은 환자도 20km 행군…막걸리 마신 간부는 열외"
입력 2022-05-02 09:12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병들은 아픈 사람까지 15~20km의 행군을 매주 시키는 부대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간부들은 술을 마신 뒤 행군에서 빠졌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저희는 환자도 행군을 하는 부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부대 소속 장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우리 부대는 체력 증진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어 용사들의 개인 기준에서는 과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훈련과 야간 훈련, 체력단련, 군장뜀걸음, 15~20킬로의 행군을 매주 진행하고 있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혹한기 전술훈련 때 환자들도 억지로 참여시키면서 40km 행군을 진행했다"며 "40킬로 행군이 끝난 지 한 달도 채 안 됐는데 다시 매주 행군을 진행시키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글쓴이는 "이로 인해 발생한 환자들은 국군대전병원에서 진료받고 휴식 여건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진단을 받았는데 부대에서는 '열외를 하려면 소견서를 떼와라. 아니면 다 참여해라'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소견서를 받아온 환자들도 공격 군장으로 행군에 참여해야 했다.
장병과 간부간의 형평성 문제도 있었다.
이 장병은 "야간 20km 행군을 진행하는데 전날 당직 근무를 섰던 간부들은 전부 빠졌지만 당직병들은 근무 취침이 끝난 후 바로 행군을 진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더 어이가 없는 것은 행군을 진행하는 동안 대대본부인 참모부에서 소통 간담회를 한다며 등산을 가 막걸리를 마시고서는 행군에 참여하지 않았다"라며 "용사와 간부 모두 저녁식사를 하고 집합했는데 참모부 간부들은 그제야 술을 다 마시고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돌아왔고 행군 참석은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모범을 보여야 될 참모부 간부들은 술을 마시며 놀고 아픈 용사들은 억지로 행군 참석을 하고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부대에서도 관련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해당 부대는 "해당 부대는 다음날 부대관리 등 임무수행이 필요하거나 주간에 지형정찰을 실시한 간부에 한해 야간행군에 참여시키지 않았으며, 대대장을 포함한 안전통제 간부들은 장병들과 함께 행군을 실시했다"면서 "행군 대상이 아니더라도 행군 당일 음주회식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엄중 경고했다"고 밝혔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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