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담대 계약 하루 미뤘더니 1년 이자 123만원 뛰었어요"
입력 2022-05-01 17:50  | 수정 2022-05-01 20:58
◆ 주담대 복불복 금리 ◆
올 들어 국내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를 기준으로 결정되는 시중은행 대출상품 금리도 하루 새 0.2%포인트 이상 급등락하고 있다. 대출 시점이 하루만 늦어도 이자 부담이 급증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금융소비자들 혼선도 커지고 있다.
1일 매일경제가 한국금융투자협회의 채권시가평가수익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금융채 5년물 변동성(일별 금리의 표준편차)은 0.339로 전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10년(1~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투협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올해보다 변동성이 컸던 것은 2008년·2010년 두 차례뿐이다. 금융채 5년물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서민경제 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요동치고 있다. 시중은행이 자금조달 비용과 대출이자 수익을 연동시키기 위해 금융채 금리 변동을 짧게는 1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28일에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루 새 0.249%포인트나 뛰어오르자 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다음날 곧장 0.247%포인트 상승한 4.647~5.947%를 기록했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 5억원을 받는다면 대출 시점이 하루 늦어진 탓에 연간 이자비용이 123만5000원이나 증가하는 셈이다. 3월 18일 기준 이 은행의 고정금리가 4.14~5.44%였던 것과 비교하면 열흘 새 금리 상승폭은 0.53%포인트에 달한다. 대출 시점 열흘 차이로 연간 이자비용 부담이 250만원 넘게 늘어난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은행들이 잇달아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것도 뜻하지 않게 소외된 고객들의 박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은 지난 4월 22일부터 가산금리 인하 조치에 나서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전일 대비 0.24%포인트 떨어진 4.9~6.1%를 나타냈다. 당시 가산금리 인하 조치가 시중에 알려지지 않아 대출 일자를 21일로 정해둔 고객은 대출을 하루 먼저 받은 탓에 이자 부담이 5년간 수백만 원이나 증가하게 됐다.
공개적으로 예고하고 진행된 가산금리 인하와 비공개 조치까지 합치면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루 새 크게 엇갈리는 '복불복' 현상이 5대 시중은행에서 여러 차례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용 기자 / 명지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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