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외면한 민주주의 본질을 물은 것"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 "다섯 손가락을 모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오후 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제가 삿대질했다 하시느냐. 저희를 사뿐히 즈려 밟고 지나간 국회의장께 펼쳐든 다섯 손가락 참하게 모아서 당신이 외면한 민주주의 본질을 물었다"며 "의장석이 멀어서 안 보이셨던 분들을 위해 사진을 첨부해서 안내해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의장을 향해 돌아서서 항의를 하던 자신의 모습을 확대한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앞서 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수완박' 법안이 강행 처리되자 이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고 통과시킨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배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개정안(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 직후 발언 기회를 얻어 "오늘 무소속이어야 할 의장의 노골적인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국회의 자살 행위를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의 뜻을 담아 항의의 뜻과 함께 인사를 거부한다"고 비판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배 의원은 "국민의힘은 양당 간의 합의에 관해 분명히 우리 스스로 실책이었음을 말하고, 국민의 뜻을 담아 다시 논의하기 위해 비판의 말씀을 겸허히 수용하고 민주당과 함께 서두르지 않고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하자고 수차례 말했다"며 "오늘 의장은 아주 옹졸한 모습으로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방문을 거절하고, 의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늘어서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의장실 당직자와 경호인들을 앞세워서 무차별적으로 밀어붙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제발 멈춰라. 서시라'라고 말했지만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국민의힘 위로 밝고 올라가기 위해 앞줄에 앉은 여성들, 카메라 밑으로 보이지 않는 그 장면들을 짐작하고 구둣발로 저희 여성들을 걷어차며 용맹하게 이 의장석으로 올라왔다"고 작심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또 박 의장을 향해 돌아서서는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란 이런 거냐. 말씀해보시라"고 거칠게 항의하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아울러 배 의원은 발언 전 진행하는 의장에 대한 인사를 생략하면서 "이 단상 올라설 때 사실은 의장께 큰절을 한다. 그리고 이곳의 민주당에게도 인사한다. 그러나 오늘 무소속이어야 할 국회의장이 노골적인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국회 자살행위를 방조한 것에 대해 저는 국민의 뜻에 담아 항의의 뜻과 함께 인사를 거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내부에선 곧바로 배 의원의 행동과 발언을 향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오영환 의원은 "도를 넘어선 모욕적인 발언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입법부 수장에게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모욕적 언사를 한 배의원은 반드시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할 것", 박찬대 의원은 "국회의장 배석 하에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한 합의안을 전면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편, 박 의장은 배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수고했다"고만 말하며 본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