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형편 괜찮은 소상공인 소고기 사 먹어"
지원금 차등 지원 배경 설명하면서 나온 발언
지원금 차등 지원 배경 설명하면서 나온 발언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소상공인 지원금 차등 지급 방식을 결정하기로 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여유 있는 소상공인은 소고기를 사서 먹었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 손실 보상책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어려운 사람부터 먼저 돕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국고를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다"며 "형편이 괜찮으신 분은 돈 받으면 소고기 사 드시고, 형편이 어려운 분은 그 돈 받아서는 가게를 운영할 수도 월세를 낼 수도 없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러자 안 위원장의 '소고기' 발언을 두고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자영업자는 돼지 껍데기나 먹어야지, 삼겸살도 사치다. 더러워서 대한민국에서 살겠느냐", "3년 동안 코로나로 힘든 소상공인이 소고기 좀 사 먹으면 그게 뭐가 어때서 그러느냐", "돈 없는데 지원금으로 먹지, 그럼 무슨 돈으로 사 먹느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인수위 공식 홈페이지에도 '소고기' 발언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홈페이지 내 '국민이 당선인에게 바란다'라는 제목의 게시판에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어쩌다가 한두 번씩 비싼 음식 사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는 게 죄라는 거냐", "스스로 분수를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지원금으로 소고기 사 먹어서 정말 너무 죄송하다. 앞으로는 소고기 사 먹지 않겠다. 방역 지원금 600만 원 약속 지켜 달라", "왜 인수위원장에게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냐. 당선인이 직접 해명하고 설명하라" 등 비판이 거셉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 "대통령이 된다면 즉시 기존 정부안과 별개로 600만 원을 추가해, 최대 1천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수위가 소상공인 손실 보상책에 대해 일괄 지급이 아닌 업종별‧피해규모별로 차등 지원하겠다고 방향을 정하면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인수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1호 공약인 온전한 손실보상을 사실상 포기했다"며 "당선 즉시 1천만원을 준다, 소상공인 부채를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린다던 윤 당선인의 말을 정면 파기하는 셈"이라고 지적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