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을 마지막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SK온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삼성SDI는 분기 최고 실적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29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온의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 1조2599억원, 영업손실 규모는 2734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배 늘었고, 손실폭은 370억원 줄었다.
배터리 판매량은 늘었지만, 해외 공장 가동 비용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했다. SK이노베이션측은 "최근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제2공장 초기가동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라며 "이외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증가와 일회성비용 감소 효과로 영업손실 폭이 줄었다"라고 전했다.
반면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 4조494억원, 영업이익 3223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1분기 실적 중 최고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6.7%, 영업이익은 무려 142%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3423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2.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4.1%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공장 가동 비용이 SK온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원통형배터리 채택 여부가 배터리 3사의 1분기 실적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우치형에 집중하는 SK온과 달리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배터리 판매 호조로 실적이 상승했거나 원자재값 상승, 부품 수급난 등 악재에도 선방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전기차와 고출력 전동공구용을 중심으로 원통형배터리의 매출이 증가했고, 2분기에도 소형전지 부문에서 원통형배터리를 중심으로 판매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원통형배터리는 고출력 전지를 채용하는 다양한 전동공구들이 출시되고, 전기차와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수요 증가 영향을 받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늘어나는 원통형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거점에서 라인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측 역시 실적 발표에서 "원재료 가격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따른 부품 수급난 등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적지 않았지만, 전기차용 원통형배터리 수요 견조 등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해외 시장에서 원통형배터리의 수요가 파우치형배터리를 앞서고 있다. 테슬라를 필두로 볼보, 재규어 등 원통형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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