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행기표 비싸지고 식용유 가격도 들썩…다 푸틴 때문에?
입력 2022-04-28 14:48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른바 '기름 대란'이 잇따르고 있다. 전쟁 발발 후 국제유가가 상승한데다 최근엔 식용유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어 관련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팜유 수입량은 6만2192t, 수입액은 9038만달러를 기록했다. t당 가격이 1453달러인 셈인데 관세청이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t당 가격이 1400달러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고치는 작년 12월 1351달러다.
팜유는 전세계에서 인도네시아가 가장 많이 수출 중인 상품이다. 생산 과정에서 전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지만, 해바라기씨유의 대체재인 까닭에 최근 수요가 급증했다.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해바라기씨유 최대 생산국이기 때문이다.
국제 식용유지 수요가 해바라기씨유에서 팜유로 몰리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28일 0시부터 팜유 수출을 중단했다. 팜유원유(CPO)와 RBD 팜유까지 수출이 모두 중단됐다. RBD팜유는 팜유 원유를 정제·표백·탈취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팜유 수출 중단을 결정한 건 내수시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국민의 기본적 욕구 충족이 최우선 순위"라며 "식용유의 내수시장 공급이 풍부해질 때까지 공급을 늘리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팜유는 식물성 유지로 라면이나 과자 등 가공식품 제조에 주로 쓰인다. 또 화장품이나 세제, 바이오디젤 원료로도 사용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 = 연합뉴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얼마 전 가격이 급등한 밀가루·옥수수와 마찬가지로 식용유 역시 당장 3~4개월 치 재고분은 있다"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잇따르면 생산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식품 가격 인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미 국내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된 분야도 있다. 대표적인 게 항공기 운임이다. 항공기 운임에는 국제유가를 바탕으로 산정되는 '유류할증료'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내달 대한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3단계 상승한 17단계가 적용된다. 이번 달에는 기준 거리(편도) 비례별로 2만8600~21만1900원이 적용되는데 내달부터는 3만3800~25만6100원이 부과될 예정이다.
유류할증료가 오른 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고유가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말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 방출을 발표한 뒤 소폭 하락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국내선 유류할증료 역시 이달 9900원에서 내달 1만4300원으로 조정된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며 항공권 가격이 급등세인데다 유류할증료까지 인상돼 내달부터는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달 2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3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 2015년 수준 100)는 116.46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도 당분간 4%대 오름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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