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높은 벽을 뚫고 현지 시장에 진출한 펄어비스의 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아쉬움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28일 오전 10시48분 펄어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5700원(7.68%) 떨어진 6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펄어비스 주가는 장중 한때 25.82% 급락했다가 소폭 만회하며 결국 24.29% 마감했다. 이날도 오전 장중 11% 가까이 밀리며 6만6100원까지 떨어졌다. 펄어비스 주가는 지난 26일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론칭 기대감에 7% 가까이 올랐다. 단 이틀사이 32% 넘게 빠진 것이다. 기간을 넓혀 올해 1월 13일 장중 기록한 12만600원과 비교하면 약 3개월만에 45%가량 급락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지난 2017년 사드(THAAD) 사태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령) 이후 5년 만에 중국에 진출하는 첫 사례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이에 개미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장이 처음으로 열린 1월 3일부터 전날까지 펄어비스 주식을 꾸준히 담아왔다. 이 기간동안 개인들은 펄어비스 4883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규모로만 보면 에코프로비엠(5640억원) 다음으로 2위에 올랐다.
지난 26일 오전 검은사막은 중국 시장에 출시 이후 매출 순위 29위까지 오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듯 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27일 오후 내내 30~32위권에 머무르는 등 출시 직후 10위 내 안착이 무난할 것이란 시장 기대치에 크게 미달하면서 펄어비스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액도 불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한달동안 개미들의 펄어비스에 대한 평균가대비율은 무려 -26.09%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펄어비스 3238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감안해 단순계산하면 약 844억6872만원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도 펄어비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당초 10만원에서 6만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3만원에서 9만7000원으로 낮춰잡았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은 원활한 판호(허가증) 획득을 위해 판호를 받기 위한 2주치 빌드에는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BM)을 포함하지 않았으며 본격적인 BM이 없기 때문에 공성전, PVP(player vs player)등 핵심 콘텐츠도 제외한 채 론칭됐다"며 "따라서 초반 판호 빌드가 소진되는 2~3주 후 규제 범위 내에서의 가차 시스템 적용 등 BM이 대폭 강화되고, 핵심 콘텐츠 업데이트도 단행되면 매출순위가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고 밝혔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최대 기대작이던 중국 검은사막M의 성과가 시장 기대를 하회함에 따라 실적 반등의 열쇠는 차기작으로 넘어갔다"며 "하반기 블랙클로버가 출시 예정이나, 퍼블리싱 게임인 만큼 이익 기여는 크지 않을 전망으로 결국 자체 개발작인 붉은사막과 도깨비의 출시까지 실적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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