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에서 16세 이하 소아에게 원인불명 급성간염 발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아직 확진자 보고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3월 이후 세계적으로 16세 이하 소아에서 원인불명 급성 간염이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일부 사례에서는 아데노바이러스 41형이 검출됐으나 이것이 원인 병원체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며 말했다.
지난 21일 기준 국외 원인불명 급성간염 환자는 12개국 169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감염자수는 영국이 114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스페인 13명, 이스라엘 12명, 덴마크 6명, 아일랜드 5명, 네덜란드 4명, 이탈리아 4명, 노르웨이 2명, 프랑스 2명, 루마니아·벨기에 1명 등 주로 유럽지역에서 발생했따. 미국에는 9명이 보고됐다.
총 169명 가운데 1명은 사망했다. 간 이식이 필요한 사례는 17명이었고, 아데노바이러스 양성 반응은 최소 74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아데노바이러스 41형은 18명이다. 코로나19 양성은 20명이었고, 아데노바이러스·코로나19 동시 감염은 19명이다.
임상적 특징으로는 간 효소 급격한 증가(AST 또는 ALT 500IU/ℓ 초과) 및 급성간염 확인 전에 복통, 설사, 구토, 위장 관련 증상 보고(대부분 발열 증상은 없음), A·B·C·D·E형 간염은 확인 안 되는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 단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관련 학회와 의료계 협력을 통해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아 암몬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소장은 이 질환에 대해 "소아 급성간염과 아데노바이러스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을 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아데노바이러스에 취약해졌을 수 있고, 이것이 급성간염으로 악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CDC와 WHO(세계보건기구)는 소아 급성간염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아 급성간염의 주요 증상은 복통과 설사, 간 효소 급증 등으로 일반 간염과 유사하지만 기존에 알려진 A~E형 간염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체 감염자의 약 43%인 74건의 사례에서 아데노바이러스를 확인했으며, 인과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경력이 있을 경우 중증 간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WHO의 필립파 이스터브룩 박사는 "아데노바이러스가 중증을 일으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라면서 "원인 불명의 어린이 간염은 매년 발생한다. 검사와 인식의 증가로 더 많은 사례를 확인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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