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근혜, 윤석열 친필 초청장 받고 "취임식 참석할 것"
입력 2022-04-27 14:50  | 수정 2022-04-27 14:53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지난 26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 박 전 대통령에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친필이 담긴 친전과 취임식 초청장을 전달하고 있다 / 사진 =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제공
박주선, 박근혜 사저 방문해 직접 초청장 전달
유영하 배석한 자리에서 약 20분 간 만남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달 10일에 있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오늘(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을 통해 "전날(26일) 대구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윤 당선인의 친필이 담긴 취임식 초청장을 직접 전달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저를 매우 반갑게 맞아 주셨고 박 전 대통령과의 약 20분간의 환담에는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초청장을 받은 뒤 "위원장께서 먼 길을 찾아오시고, 당선인께서 친필로 초청 의사를 밝혀주셔서 감사하다. 새 정부가 출발하는데 축하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건강 상태로는 3시간 이상 이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운동과 재활을 통해 잘 견뎌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초청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어 박 위원장은 "저희가 언론을 통해서 최상의 예우를 갖춰서 취임식 초청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한 데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를 통해서 어제 2시에 사저 방문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어서 찾아뵀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 박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택에 도착,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 사진 =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2일 1박 2일로 대구·경북 일정을 소화하면서 대구 달성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에 방문했습니다.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은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한 자리에서 약 50분 간 회동을 가졌으며, 이후 윤 당선인은 취재진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았나.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 속으로 갖고 있는 제 미안한 마음을 말씀 드렸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시에도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취임식 참석을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도 '가능하면 참석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유영하 변호사와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 = 인수위사진기자단


또 권 부위원장은 "일종의 악연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당선인께서도 하셨다"며 "박 전 대통령의 굉장히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께서 하신 일에 대한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 변호사는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참 면목이 없습니다. 늘 죄송했습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부탁 드렸고, 윤 당선인은 '많은 가르침을 달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탄핵을 부정했다는 논란이 일자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지금 건강 회복 중이긴 하지만 아직 많이 약한 상태"라며 "그 모습을 보고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여태까지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뒤늦게 찾아뵈었다는 연민의 마음에서 (말한 것이다). 인사 차 말씀드린 것이지, 확대 해석할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 윤 당선인은 검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6년 탄핵정국에서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해 중형을 끌어낸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은 '악연'으로 묶였지만,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히는 등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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