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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여유 있는 LG? 속 사정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입력 2022-04-27 11:34  | 수정 2022-04-27 11:38
LG 선수들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또 다시 대형 트레이드가 터진다면 주인공은 LG가 될 것이다."
많은 단장들이 한 목소리로 트레이드 가능 팀으로 LG를 꼽았다. LG는 대형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전력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주전과 백업의 수준 차이가 크지 않고 주축 선수를 빼주더라도 만회할 만한 새로운 얼굴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A팀 단장은 "지금 하는 트레이드는 박동원이 KIA에 간 것 처럼 즉시 팀 전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질적인 트레이드만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유망주들끼리 옮기는 트레이드는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 지금 시기엔 즉시 전력감이 옮기는 트레이드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전제한 뒤 "시장의 판도를 흔들 정도의 트레이드가 되려면 주전 선수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선수층이 두터워야 한다. 지금 그 정도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는 팀은 LG정도 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아니면 키움처럼 현금에 유망주까지 얻어와야 하는데 그런 방식의 트레이드는 정상적이지 않다. 대안 없이 주축 선수를 유망주만 받고 내주는 트레이드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B단장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대체 선수 없이 주축 선수를 빼주는 트레이드는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B단장은 "지금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 말고 백업으로 밀려 있거나 부상 중인 선수를 보유한 팀은 LG 정도라고 봐야 한다. LG가 껴야 대형 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주축 선수 이동 없는 트레이드는 현재 시점에서 의미도 없고 잘 이뤄지지도 않는다. 지금 어느 팀이 유망주 받고 주축 선수 내주는 트레이드를 할 수 있겠는가. 모두가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남아 있고 포스트시즌을 노리고 있다. 윈-윈 트레이드가 이뤄져야 하는데 선수에 여유가 있는 팀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LG는 다르다. 현재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 때문에 밀린 주전급 선수들이 있다. 투수력에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LG가 끼면 유망주를 내주고 즉시 전력감을 받는 대형 트레이드도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 바로 전력에 영향을 미치는 트레이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LG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상황을 설명 했다.
그러나 정작 LG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LG 전력에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LG 관계자는 "겉으로는 여유가 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팀 내부 사정은 그렇지 않다. 모자란 전력이 눈에 띄는 부분이 많다. LG가 상대적으로 전력에 여유가 있다고 보는 것은 착시 현상"이라고 밝혔다.
실제 최근 LG 성적을 보면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할을 넘는 타자는 김현수를 비롯해 3명 뿐이다. 문성주가 0.422의 타율로 고공 행진을 하고 있지만 언제든 수치가 떨어질 수 있는 선수다. 아직 검증이 덜 됐기 때문이다.
이호준 LG 타격 코치는 "문성주는 쉽게 성적이 떨어질 선수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언제까지 4할대 타율을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동안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문보경은 어느새 타율이 0.269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LG는 여전히 주전 포수 유강남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팀이다.
전력에 여유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
이형종 이천웅 등 2군과 재활군에서 훈련하는 선수들도 오래지 않아 1군에서 써야 할 전력이다.
이형종은 아직 그를 대체할 만한 우타자를 확보하지 못했고 이천웅은 수비라는 무기가 있다.
불펜 투수들은 다소 여유가 있기는 하지만 선발이 약점인 팀이기 때문에 쓸 만한 불펜 투수가 한 명이라도 더 확보가 돼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야 선발 조기 강판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
이처럼 LG 전력도 마냥 여유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LG도 돌발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좀 더 튼실한 준비를 해 둘 필요가 있다. 당장 손 꼽히던 유망주 손주영이 팔꿈치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이 현실이다. 꼭 필요한 전력이 아니면 쉽게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기 어려운 이유다.
남의 떡은 항상 커 보인다. 타 팀에서 보는 LG는 여유가 있어 보일런지 모른다. 하지만 LG 내부의 생각은 다르다. 언제든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LG가 트레이드에 열려 있는 팀이기는 하지만 현재 상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전력을 다져야 할 때다.
LG발 대형 트레이드가 터진다면 그건 분명 LG가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을 메울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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