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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봉쇄에 원자재 수요 둔화…'농업·에너지株' 일제히 하락
입력 2022-04-26 17:34  | 수정 2022-04-26 19:36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중국 봉쇄로 글로벌 수요 감소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주식시장에서 농업·에너지 등 '인플레이션 수혜' 기대주들의 전성기가 끝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농업·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전일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유전 탐사·개발 기업들인 핼리버턴(HAL)과 슐룸베르거(SLB)는 각각 6.26%, 7.11% 하락했고 미국 최대 셰일에너지 생산 기업들인 코노코필립스(COP)와 데번에너지(DVN) 주가도 4.53%, 3.25% 떨어졌다. 대표적인 석유 기업들인 셰브론(CVX)과 엑손모빌(XOM)도 2.15%, 3.37% 하락폭을 보였다.
올해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농업 관련 종목들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수혜에 급등했던 비료 기업들인 모자이크(MOS)와 CF인더스트리(CF)는 각각 4.73%, 2.59% 하락폭을 보였다. 농기계 기업인 디어앤드컴퍼니(DE)도 4.48% 떨어졌다.
에너지·농업 관련 기업들의 공통점은 '인플레 수혜주'라는 점이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 관련 기업들의 마진이 개선된다. 농산물 가격 상승은 농부들의 소득을 올려줘 농업 관련 기업들에 대한 소비를 늘려주기 때문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이들 인플레 수혜주는 변동성 장세에도 대부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올해 증시 승자로 꼽혔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수요 증가 예상에 따라 국제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여기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세계 비료 가운데 20%가량을 생산하는 러시아에서 전쟁이 발생하며 비료 가격이 올랐고, 이는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끊임없이 오르던 원자재 물가에 제동이 걸렸다. 우선 천정부지로 치솟던 유가는 중국발 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 전환했다. 중국에서 최근 인구 350만명의 베이징 차오양구에 대해 사실상 봉쇄 조치를 취하며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도 봉쇄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2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5% 하락한 98.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물 가격도 4.1% 하락한 102.32달러에 마감했다. 니켈, 알루미늄, 아연 가격도 각각 1.37%, 4.59%, 4.44%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꺾였다. 추가적인 물가 상승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던 만큼 원자재 가격 하락은 즉시 주가에 반영됐다. 실제로 인플레 수혜주들의 현재 주가는 올해 고점과 비교해 최근 들어 크게 조정받았다. 에너지 기업들인 핼리버턴,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은 각각 고점 대비 17.07%, 14.75%, 10.10% 하락했다. 농업 관련 업체들인 모자이크는 고점과 비교해 19.77% 하락했고 디어도 13.71% 떨어졌다.
동시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급부상한 '75bp(1bp=0.01%포인트) 인상론' 등에 대해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맨 그룹의 루크 엘리스 최고경영자는 "금리를 고통스러운 영역까지 밀어 올려야 하는데 어느 중앙은행이 용기를 낼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종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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