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마침내 품었다. 트위터는 440억달러(약 55조원)에 트위터를 머스크에게 매각하기로 했다고 25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날 트위터는 공개자료를 통해 주당 54.20달러, 총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매각하고 이후 비상장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는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약 9%를 인수했다"고 공식 선언하기 직전 거래일인 4월1일 종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38%를 얹은 수준이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5.66% 상승한 51.7달러를 기록하며 인수 가격에 근접했다.
트위터 이사회는 매각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향후 트위터는 주주총회를 열어 추인을 받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 연내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트위터의 브렛 테일러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가 가치와 확실성, 자금 조달에 신중하게 초점을 맞춰 머스크의 제안을 평가하는 사려 깊고 종합적인 절차를 거쳤다"면서 "이번 인수는 상당한 현금 프리미엄을 제공할 것이며, 우리는 이것이 트위터의 주주들에게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반"이라면서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는 디지털 타운 광장"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향후 트위터의 대대적인 개편을 시사했다.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 제품을 개선하고 △알고리즘을 개방해 이른바 오픈 소스로 전환하고 △악성 콘텐츠를 생성하는 스팸 봇을 제거하고 △보안을 위해 인증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인수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세계 지도자들과 명사들, 문화계의 트렌드 주도자들이 자주 찾는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를 인수하려던 세계 최고 부호의 승리"라면서 "이번 블록버스터 합의는 한때 불가능해 보였던,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머스크의 인수 시도의 대단원"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조사 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상장 기업을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거래로는 최근 20년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이번 인수를 환영했다. 하원 법사위 소속 공화당원 의원들은 트위터 이사진을 향해 머스크의 입찰과 관련된 기록을 보존할 것을 요청했다. CNBC는 공화당 지지층들은 머스크가 소셜미디어에서 보수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의 계정 삭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자신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1조 신봉자"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머스크는 트윗을 통해 "자신에 대한 최악의 비판자들도 트위터에 남기를 바란다"면서 "그게 바로 표현의 자유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수층은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보수층 인사의 계정을 차단한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관련 기업의 주가는 폭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의 주가는 이날 12.9% 폭락한 35.71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플 앱스토어에 트루스소셜 이라는 SNS를 런칭해 보수층의 지지를 받았는데, 머스크의 트위터가 대체재로 떠오르며 기대감이 꺾인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를 통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트위터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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