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해제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대부분 철폐했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자율화는 지난해에도 검토된 사안이다. 정부는 지난해 일상회복 1단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12월 중순에는 실외 마스크 해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철회됐다.
정부는 실외 마스크 해제 시점을 조율 중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논의가 시작될 것이고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방역 조치를 지나치게 완화하면 긴장감이 약화되고 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논리다. 실외 마스크 해제도 새 정부가 충분하게 검토하고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코로나대응특위 위원장이기도 한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자고 한 쪽은 인수위가 먼저였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보며 탄력적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실외 뿐 아니라 실내 마스크를 전면 자율화하고 불합리한 강압적 국민 통제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도 둘로 나뉜다. 한 쪽에서는 "실내에선 마스크 의무 착용을 유지하더라도 실외 마스크는 국민 자율에 맡길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사람이 많은 실외 집회나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사람들이 알아서 마스크 착용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하루에 몇 만 명 단위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실외 마스크 해제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도 있다.
마스크는 비용대비 효과 측면에서 가장 큰 방역 수단이다. 하지만 유행이 지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대부분 해제한 상황에서 실외 마스크 의무를 지속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싱가포르·뉴질랜드·일본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지했다. 미국·독일·프랑스는 대중교통과 의료기관을 제외하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쓸 의무가 없다. 영국과 일본은 별도 예외 장소 없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실내 마스크 착용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 실외에서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나 장소에서는 착용을 권고하면 된다. 지금처럼 의무적으로 쓰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다. 실외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겨도 될 만큼 방역의식이 높아졌다. 날씨도 점점 더워지고 있다.
[장박원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