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31)씨가 제출한 사건 당일 찍힌 계곡 다이빙 직전 영상의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씨가 수사 초기 결백을 주장하며 경찰에 직접 제출한 영상인데, 검찰은 이 영상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4일 채널A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이씨의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가 숨진 2019년 6월30일 계곡에서 찍힌 21초 분량의 영상을 확보해 영상분석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분석 중이다. 이 영상엔 수영복을 입은 이씨의 내연남이자 공범으로 지목된 조현수(30)씨, 또 다른 공범 이모씨,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는 윤씨 등이 등장한다.
세 사람은 수면 위 4m 높이에 있는 바위에 올라섰다. 조씨는 바위 위에서 다른 남성과 함께 대화를 하며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윤씨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서 있기조차 무서운 듯 바위에 주저앉아 다리를 앞으로 모은 채 손으로 바닥을 짚고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이씨로 추정되는 여성이 "현수야 어디로 다이빙 해"란 식으로 말하는 목소리와 이씨가 조씨에게 계곡에 떠 있는 튜브 위치를 가르쳐 주는 듯한 말소리도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일 오후 6시쯤에는 조씨가 다이빙 시범을 보이고 피해자를 괴롭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윤씨의 입수 장면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 영상은 이씨가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초기 수사를 맡았던 가평경찰서에 제출했던 영상이다. 해당 영상 분석을 맡은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은 해당 영상이 의도적으로 편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감정 결과를 검찰에 전달했다고 한다.
황 소장은 "보통 억울한 사람 입장에서는 사건의 진실을 잘 보여주기 위해 (영상에) 손대지 않고 원본 그대로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상은 화질 자체가 3배에서 5배 정도 압축돼 있다"며 "2차적 편집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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