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전쟁이 대만에 준 교훈, 중국 침공 대비해 '호저'처럼 돼라"
입력 2022-04-22 17:30  | 수정 2022-04-22 17:36
대만군이 지난 16일 신베이 지역에서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한광(漢光) 37호 훈련'의 일환으로 M60A3 탱크를 동원해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대만, 강대국에 맞설 수 있는 국방력 가져야"
대공·대함 미사일 대량 배치하는 '종합적 방위구상' 호평·필요성 강조
"미국, 대만의 국방력 키우는 실용적 조처에 집중해야…전략적 모호성 유지"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만에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등에 가시가 촘촘히 박힌 동물 '호저'가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시사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오늘(22일) '호저가 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크라이나와 대만의 안보 상황이 비슷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각각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이웃의 권위주의 강대국으로 인해 국가의 자기 결정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제 이웃 강대국의 침공이 벌어질 수 있으며, 이에 맞설 수 있는 국방력을 갖는 게 최선이라는 점이 이번 전쟁의 교훈이라고 해당 잡지는 분석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항전 의식, 리더십, 국민의 분투와 함께 서방의 무기 지원을 언급하며 국방이 더 많이 준비될수록 침공의 위험은 낮아진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해당 잡지는 대만이 2017년에 내놓은 새로운 국방 전략인 '종합적 방위구상'을 호평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국방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대공·대함 미사일을 대량으로 배치해 적의 침공을 억제하는 데 최적화된 국방을 구상하는 계획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두고 '호저 전략'의 일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남미 코스타리카의 호저 / 사진=연합뉴스


설치목에 속하는 호저는 뾰족한 가시로 자신을 방어하는 동물입니다.

대만이 호저처럼 강대국도 섣불리 건드렸을 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정도의 만만치 않은 국방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종합적 방위구상에 따라 전쟁이 일어날 경우 폭파될 가능성이 큰 전투기, 군함, 잠수함 등 대만이 확보하려는 비싼 무기 가운데 일부는 포기해야 할 수 있다면서 이같은 전환은 대만에게 '중대한 도박'이 될 수도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러면서도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유사시 물자를 다 사용하면 우크라이나보다 재보급이 어렵기 때문에 수개월을 혼자 힘으로 버텨야 하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해당 방위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이 잡지는 우크라이나를 언급하며 전시 초반에 무너지지 않고 버텨내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가 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대만의 이러한 국방 전환을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며 연합훈련 실시, 무기 판매와 지원 등의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동시에 이런 조처가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미국이 '전략적 모호성'은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중국은 대만 침공 시 미국이 군사 개입을 할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참전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도 전쟁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만의 국방력을 키우는 실용적 조처에 집중해 중국이 대만을 '위험한 곳'이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당 잡지는 전했습니다.

이 잡지는 전문 병력을 양성하는 모병제로 국방을 담당하겠다는 대만의 기존 정책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만은 2018년 12월부터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했고, 1994년 이후 출생자에게는 4개월간의 군사훈련 과정을 의무화한 형태로 병력을 운용합니다. 이 잡지는 대만이 모든 성인 남성에게 군사훈련을 받도록 해야 하며 여성도 이에 참여할 수 있으면 국방에 도움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또 국내총생산(GDP)의 5.6%를 국방에 투입하는 이스라엘을 예시로 언급하며 대만 군비가 침공 위협을 받는 국가인 걸 고려하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대만은 현재 GDP의 약 2%를 국방비에 사용합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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