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고 싶어도 못 산다"…파친코, 판매 중단에도 1위
입력 2022-04-22 09:48  | 수정 2022-04-25 23:08
[사진 제공 = 교보문고]

'파친코'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베스트셀러 정상에 이름을 새겼다. 드라마화에 힘입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판권 계약 종료로 온라인·오프라인 판매가 중단되자 중고가가 세 배로 뛰는 등 원작 소설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22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기준 베스트셀러 1위는 이민진 소설 파친코 1권으로 나타났다. 판권 재계약 이슈로 지난 13일 오전 10시까지만 온라인 판매됐지만 김호연 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추격을 가뿐히 따돌렸다.
앞서 문학사상은 지난 2017년 작가와 5년 계약을 맺고 이듬해 3월 파친코 1·2권을 출간했다. 그러다 애플TV+가 윤여정·김민하·이민호 배우를 주연으로 드라마를 제작했다. 드라마 파친코(8부작)는 공개되자마자 각종 콘텐츠 추천 플랫폼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부문 1위로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원작 소설에도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출판사와 작가 간 판권 문제로 온라인 주문이 막힌 데에 이어 오프라인 구매까지 어려운 상황이 됐다. 파친코의 출판사 문학사상은 오랫동안 작가와 파친코 판권 재계약에 대해 논의했지만 성사로 이어지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파친코는 전날부터 오프라인에서도 판매가 중단됐다. 문학사상은 전국 서점가를 대상으로 재고 회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이유로 선인세가 꼽힌다. 뉴시스는 전날 파친코의 판권 계약을 대행 중인 에릭양 에이전시가 파친코 판권 계약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 선인세로 20만달러(약 2억4500만 원)를 제시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최종 선인세는 더 높은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입찰 경쟁률에 따라 최종 선인세는 히가시노 게이고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선인세 수준인 1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새 책을 구매할 길이 막히자 중고 서적이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및 온라인 중고서점에서는 최근 며칠 사이 파친코 1·2권 세트가 정가 2만9000원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어느 중고서점 홈페이지에서는 정가의 3배가 넘는 10만원을 거래 가격으로 책정한 셀러도 등장했다. 배송비까지 포함하면 10만3000원이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정판도 아니고 인기작이라 최대한 빨리 재출간할 텐데 폭리를 취하는 것 같다"는 지적과 "가격은 판매자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거고 정말 필요한 사람이라면 사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일주일 전 개인 간 거래로 3만원에 파친코 1·2권을 구매했다는 A씨(30대)는 "팬들이 하루라도 빨리 책을 읽기 위해 판매글이 올라오는 족족 사들이고 있는 것 같다"며 "조금만 늦었어도 웃돈을 줄 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고여도 대부분 상태가 좋아 새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괜찮은 것 같다"며 "다른 출판사에서 새로운 디자인으로 출간되면 또 구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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