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이 교수는 이은해가 감경을 위해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지난 2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를 통해 "애당초 경찰 단계에서 입증할 능력이 안 된다는 걸 시사할 정도로 어려운 사건이라 판단된다"며 "일단 피해자에 대해 아무런 신체 접촉이 없었다. 피해자는 자발적으로 물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은해는 '튜브를 던져줬는데 물에 빠진 사람이 못 잡은 것이다', '우리는 뒤돌아 있어서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있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사실 그 장면이 어디 CCTV에 잡혀 있지는 않지 않나. 굉장히 어려운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해는 내연남인 조현수와 함께 지난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경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있다.
특히 복어 피와 관련해서 이은해는 지난 19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복어를 사서 매운탕 거리와 회로 식당에 손질을 맡겼고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맛있게 먹었다"며 "살해하려 했다면 왜 다 같이 먹었겠냐"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가로채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피해자가 합리적 사고를 하는 성인 남성인데, '뛰어내리라'는 강요를 듣고 어떻게 물에 뛰어내리기까지 이르렀는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난맥상"이라며 "이은해에 의하면 복어 독은 장난스러운 대화였을 뿐, 복어 독을 먹인 적이 없었다는 거다. 물적인 증거가 확보된 게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피의자들은 '피해자한테 잘못했다',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태도로 보통 자수를 한다"며 "이은해는 자수를 하긴 했으나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태도가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은해에게 피해자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을 엿보기 어렵다"며 "감경에 유리하도록 협상하기 위해 자수한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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