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점령지역에서 철수해 동부지역으로 재배치된 러시아군이 돈바스에서 무인 정찰 드론을 앞세운 포격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돈바스는 지형이 상대적으로 탁 트여 있어 장거리 포격전이 중요하다. 이때 러시아군이 정찰용 드론을 포격에 적극 활용하면서 우위에 있다는 것이 더타임스의 분석이다.
러시아군이 동부전선에 투입한 드론은 '오르린-10'으로 적외선 센서를 통해 목표를 인식, 촬영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아군에 송신한다.
이 정보를 받은 러시아군은 공격 좌표를 새로 수정해 목표물의 타격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날개폭이 3m에 달할 정도로 크지만 저공 비행을 할 수 있어 대공 방어망을 뚫고 적지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평가다.
![러군 포격 세례에 처참히 부서진 하리키우 건물 [AFP = 연합뉴스]](http://img.mbn.co.kr/filewww/news/other/2022/04/21/042020202500.jpg)
러군 포격 세례에 처참히 부서진 하리키우 건물 [AFP = 연합뉴스]
반면 그동안 북부 전선에서 활약해온 우크라이나군의 터키산 공격용 드론 '바이락타르 TB2'는 돈바스 전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이 드론이 활약한 키이우 지역은 우크라이나 수도인 만큼 건물이 밀집돼 있어 게릴라전을 통해 상대의 장갑차나 대전차 등을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지만 돈바스는 탁트인 지형 특성상 드론의 식별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여기에 러시아군의 대공 방어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잘 구축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저스틴 브롱크 연구원은 "동부지역에선 러시아의 방공망이 더 좋아서 바이락타르의 활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러시아군이 동부지역에서 승기를 굳힌 것은 아니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미국이 지원하고 있는 새로운 드론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드론인 스위치블레이드 수백대를 제공하고 사용법을 전수했다.
이 드론은 한 번에 40㎞를 날아가 장갑차나 탱크 등을 파괴할 수 있다. 미국은 또 정찰용인 콴닉스 드론 100대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드론이 도착하면 러시아의 오르란-10과 마찬가지로 포격 지원 용으로 쓰일 수 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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