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글로벌 확산세가 둔화된 가운데 회사원들이 재택근무에서 벗어나 속속 사무실로 복귀하고 있다. 그런데 높은 연봉을 받는 임원들의 사무실 출근율이 직원들보다 저조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경영진들이 직원들에게 사무실로 복귀하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블룸버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용 메신저 슬랙이 지원하는 컨소시엄 '퓨처포럼'이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직원의 35%가 주 5일 사무실에 출근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임원은 이 비중이 19%로 뚝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월 미국과 호주,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등 6개국 1만818명의 지식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격차는 사무실 복귀 메시지의 임원들의 이중 잣대를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부터 구글(알파벳)까지 상당수 기업들의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협업 강화를 이유로 사무실 복귀를 재촉했지만, 본인들은 예외이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엘리엇 퓨처포럼 수석 리더는 CNBC에 "임원들은 회사에서 사무실 복귀 명령을 내리지만 직원들보다 일정에 더 많은 자율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실 복귀가 직원들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이 응답한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점수는 임원보다 40% 낮았다. 기업은 직원들을 복귀시키기 위해 복직 명령을 두 배로 늘리고 있지만 그러한 정책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고 CNBC가 전했다. 엘리엇 리더는 CNBC에 "자신의 시간을 정할 능력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근로자가 유연한 근무 방식을 사용하는 근로자에 비해 올해 새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거의 3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데보라 로비치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수석 파트너는 "임원들이 업무 환경 유연성을 뒤로 물린다면 직원들이 대거 이탈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