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인철, 자랑스런 외대인 비판한 교지 싹 수거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학생들의 자치언론기구인 교지(校誌)를 일방적으로 수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가 총장 시절 학내 언론의 자유를 탄압했다는 지적이다. 교지는 교비가 투입되는 학보(學報)와 달리 자치기구인 교지편집위원회에서 학생자치회비만을 사용해 만든다.
19일 한국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외대 총장으로 재임하던 2016년 6월 학내에 배부된 교지 84호 5000여부를 수거했다. 해당 교지에는 '2016 자랑스런 외대인상'을 수상한 고대영 당시 KBS 사장과 박노황 당시 연합뉴스 사장을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수거된 교지는 2달여 동안 학교 측이 보관하다가 고 전 사장과 박 전 사장의 반론이 추가로 포함된 뒤에야 재배포됐다.
당시 학생자치기구 중앙운영위원이었던 김씨는 "'학생 보호 차원'이라는 명분으로 이를 일방적으로 수거한 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학생 자치언론인 교지가 법적 시비에 휘말릴 경우 대응이 어려워 학교가 먼저 조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담은 교지를 총장이 강제로 수거한 것은 헌법상 보장된 출판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며 "학생이라는 이유로 총장이 일방적으로 기본권을 제한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자가 교육철학을 넘어, 헌법에 위배되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닌지, 청문회를 통해 송곳검증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자측은 이와 관련 "(사실 관계를) 살펴보고 추후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소명하겠다"고 답했다.
[전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