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 대통령이 꼽은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사진'은
입력 2022-04-19 13:56 
[로이터 = 연합뉴스]
[로이터 =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CN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열하는 우크라이나 여성의 영상을 언급하면서 "내가 살면서 본 것 중에 가장 소름끼쳤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선 아버지로서 이 영상을 보게 되는데 너무 너무 고통스럽고 비극적이다"라며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산다. 이 장면은 꿈과 삶을 막 잃어버린 모습"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이 장면은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조바라는 마을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현장의 모습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은 이 부조바 마을의 우물에서 어린 아들의 시신을 발견한 뒤 오열하고 있다. 이 여성은 우물에 떠있는 시신의 신발을 보고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이후 주저앉으면서 "내 아들아"라면서 흐느낀다. 경찰 등 주변에 있는 남성 서너명이 이 어머니를 위로하는 와중에 경찰이 시신을 우물에서 건져내 시신 가방에 담는다. 이 여성은 계속해서 "나는 이 우물을 떠날 수 없다"고 울부짖는다.
러시아군이 철수하고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회복한 이후 도로변에 민간인들의 시체들이 다수 발견됐다. 일부는 손이 뒤로 묶인 채로 숨져있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이 지역에서 900구 이상의 민간인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 연합뉴스]
[로이터 =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군인이나 사람이 아니다. 그저 사람을 죽일 뿐이었다"라며 "거리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 버스를 타는 사람, 그냥 걸어다니는 사람을 쏘았다. 그리고나서 그들은 시신을 우물이나 집단 무덤에 던져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러시아는 전쟁이 아니고 군사작전이라고 부른다"면서 "부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봐야 한다. 이것은 정말 전쟁이 아니다"고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나는 많은 사람이 죽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이 모습을 봐야 한다"라며 "전쟁이 끝없이 이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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