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때문에 국제선 항공권값 더 오르네
입력 2022-04-19 10:34 
아에로플로트와 로시야 등 러시아 항공사 소속 여객기들이 지난달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유럽연합(EU)·캐나다와 보조를 맞춰 모든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비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 연합...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해외 여행을 꿈꾸던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해외 여행객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항공업계가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는 항로를 선택함에 따라 고유가로 들썩이는 항공권 가격이 더 불안정하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단기간 항로 대신 우회 항로를 이용해 비행시간이 늘어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게 된 까닭이다. 비행시간 증가는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WSJ에 따르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노선은 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노선이다. 러시아 영공을 피해갈 경우 북극항로를 사용해야 한다. WSJ은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의 헬싱키-도쿄 노선을 예로 들었다. 핀에어 AY73은 헬싱키에서 이륙한 뒤 러시아 영공을 통과해 도쿄까지 약 9시간을 비행한다. 하지만 러시아 영공을 피해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비행시간은 4시간이 늘어 총 13시간이 소요된다.
비행시간의 증가는 항공 스케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WSJ가 전했다. 헬싱키와 도쿄의 편도 비행에 9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전제로 해 계획된 핀에어의 전체 항공 시간표에 수정이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핀에어는 현재 일본 내 5개 목적지에 주 40편을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비행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 내 목적지는 1개로 줄였고, 운항 편수도 7편으로 축소했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도 매일 2편을 아시아행 항공기를 띄웠지만, 1편으로 줄였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큰 기대를 하던 여행업계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WSJ은 비행 노선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난다면 항공권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국 항공사들은 안전을 이유로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고 있거나 러시아로부터 비행을 금지당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역내에서 러시아 항공기 비행을 금지했고, 러시아는 맞대응 차원에서 영국 등 36개국 항공사에 대해 운항 금지를 발표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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