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선진국을 자칭하던 대만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수가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세계 확진자수 통계를 집계하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루 동안 대만에서는 130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직전일인 지난 16일 1348명에 이어 역대 2위의 기록이다.
지난 12일 대만 방역당국은 이달 말 확진자수가 하루 1000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확진자수는 600명선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일일 확진자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3일 만인 지난 15일이었다.
대만은 국경 통제와 마스크 의무화, 밀접접촉자 관리 등에서 한국과 함께 방역 모범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국가다. 누적 사망자수가 854명으로, 1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지난 8월부터 12월까지는 일일 확진자수를 한자리수로 유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적인 확산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17일 91명이던 확진자수가 한달 만에 14.3배나 폭증한 것이다.
천시충 대만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언젠가는 수만 명 또는 심지어 수백만 명의 환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는 국가 중 하나인 대만의 고민은 12세 이상 인구의 약 16%가 코로나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백신을 2회 이상 맞은 인구는 8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정부도 백신 접종을 호소하고 있다. 대만 방역당국은 교사 등 대면접촉이 많은 직업군에 대해 백신 3회 접종을 요구하고 있다.
첸시오시 국립대만대 교수는 "대만의 근본적인 우려는 백신 미접종 인구와 2차 백신의 효능이 떨어지는 시기라는 것"이라며 "대중들은 부스터 샷을 맞기를 꺼려한다. 그들은 긴급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