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 "돈바스 포기 안 해...바이든, 우크라 방문해야"
입력 2022-04-18 10:56  | 수정 2022-04-18 11:0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더 많은 지원 필요, 신속히 전달해달라"
"나는 영웅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사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동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결사 항전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CNN은 어제 젤렌스키 대통령과 15일에 진행했던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와 전쟁을 끝낼 목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를 포기할 의향이 없다면서 돈바스에서 러시아군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동부 지역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며 "우크라이나 군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돈바스를 점령할 경우 또다시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려 들 것이라며 러시아군과 러시아 지도부를 믿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번 돈바스 전투가 전쟁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을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 총공세를 가했지만 강한 저항에 밀려 퇴각했으며, 조만간 동부와 남부 지역 공격을 위한 준비 태세에 있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참호 속에서 러시아군과 교전하고 있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포함하는 동부 돈바스 지역에는 전열을 재정비한 러시아군이 집결 중인 것으로 전해져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의 행동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같은 의견"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부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 지나가던 민간인이 사살되고 거리에는 시신들이 무더기로 방치돼 있다"며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집단학살임이 분명하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생명을 가치있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세계가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제노사이드 언급을 놓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중한 표현을 써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그는 "지난주 마크롱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그가 직접 현지에 와서 잔학행위를 눈으로 보길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직접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는 "그가 그렇게 행동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이고 안전 상황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우크라이나에 가는 대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문을 검토 중이라고 발혔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5일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찾을 일정이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요 7개국(G7) 정상으로는 처음 전격적으로 키이우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전 세계 정치인들이 우크라 사태를 지켜보며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집단학살)가 재발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러시아의 긴장 고조 행위 이후 우린 그 말을 안 믿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 자신과 국민, 우리 군에 대한 믿음, 그리고 각 국가가 말뿐 아닌 행동으로 우릴 지지할 것이란 믿음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승인한 8억 달러의 추가 지원한 것을 두고 "우릴 실제로 도왔던 나라가 많지 않았고 이는 매우 어려운 결정일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도움을 준 나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크라이나에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에 추가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또한 그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필요한 무기를 우크라이나군에게 넘기는 속도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일부 무기를 사용하도록 훈련받지 못했다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제기한 일부 우려를 부정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어떤 타입의 군사장비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지원된 무기는 우크라에 신속히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장이라도 전쟁을 종식시키고 싶지만 이것을 어렵게 만드는 건 러시아의 계속된 공세라고 밝히며 전쟁의 대가는 고스란히 우크라이나가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지 묻자 "삶을 사랑하고 가족과 조국을 사랑했던 사람"이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은 영웅은 아니"라며 "국민들이 있는 그대로의 나로 봐주셨으면 한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고 답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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