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성북동 보화각 보수전 마지막 전시 전인건 관장…"간송 소장품 앞으로 경매 안나온다"
입력 2022-04-15 17:36 
권우_매헌선생문집 [사진 제공 = 간송미술관]

"앞으로 간송 소장품은 경매에 안나올 것이다. 이번 전시를 마지막으로 보화각 정비에 들어간다."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은 보화각 전시 재개를 앞두고 15일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경매로 국보를 내놓았던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체불가토큰(NFT)등 신기술과 융합된 사업을 통해서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동명화집 중에서 신사임당의 `포도`그림 [사진 제공 = 간송미술관]
간송미술관은 16일부터 6월 5일까지 간송미술관 보화각 전시실에서 기획전 '보화수보(寶華修補) - 간송의 보물 다시 만나다'를 개최한다. 이번이 101번째 전시다.
지난 1971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두차례씩 일반에 공개됐다가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기획전을 열면서 중단됐었다.
해동명화집 중에서 심사정의 `삼일포` 그림 [사진 제공 = 간송미술관]
이번 전시 제목에서 '보화'는 보배로운 정화를 뜻하며, '수보'는 낡은 것을 고치고 덜 갖춘 곳을 기우는 행위를 의미한다. 수장고 개장에 맞춰서 보존처리에 초점을 맞춰서
백인산 간송미술관 학예실장은 "2020년부터 문화재청이 추진한 '문화재 다량 소장처 보존관리 지원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보존처리를 거친 비지정문화재(국보나 보물로 지정이 안된 문화재) 8건 32점을 내놓았다"며 "보존처리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발견을 많이 했고 이를 대중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측은 2013년 재단 출범후 유물보존팀을 설치하고 2014년부터 약 1000점의 소장유물을 보존처리했다고 밝혔다.
민영익_운미난첩 [사진 제공 = 간송미술관]
이번 전시 출품작 중에서는 정몽주 제자 권우(1363∼1419)의 '매헌선생문집'(梅軒先生文集)과 조선시대 유명 수집가인 석농 김광국(1727∼1797)의 '해동명화집'(海東名畵集)이 대표적이다. 권우의 '매헌선생문집'은 1452년(문종 2년) 간행된 초간본으로 추정된다. 희소성이 높아 보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으로 민감해 정몽주와 관련된 '포은'등의 단어가 지워진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해동명화집에는 안견 '추림촌거', 신사임당의 '포도', 심사정 '삼일포' 등 다양한 그림 28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보존처리 과정에서 조맹부의 '엽기도'와 조영석의 '노승헐각'도 이 화첩에서 뜯겨져 나온 것이 확인돼 수록 그림이 30점으로 늘었다.
.김홍도_낭원투도 [사진 제공 = 간송미술관]
이밖에도 시서화에 능한 이인상의 작품집 '원령희초첩', 민영익의 난초화 72점을 묶은 '운미난첩'(芸楣蘭帖), 통신사 수행화원으로 일본을 다녀온 한시각의 회화 '포대화상'(布袋和尙), 단원 김홍도의 '낭원투도', 장승업의 '송하녹선'(松下鹿仙) 등이 함께 선보인다.
한편 지난 2019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보화각은 이 전시를 마지막으로 보수·정비에 들어간다. 보화각은 간송
간송미술관 보화각 1층 전시장에서 관람객이 장승업의 `송하녹선`을 관람하고 있다. [이한나 기자]
전형필(1906∼1962)이 미술품 보존과 활용을 위해 1938년 건립했다. 보화각 2층 전시실은 유물 없이 보화각 주변 풍경을 담은 짧은 영상(정진수 작품)만 상영된다. 자연광이 강해서 서화 등 유물을 전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관 당시 간송이 직접 일본에서 들여온 화첩장이 마치 주인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료 전시지만 간송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는 전시 설명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간송미술관 보화각 2층에서 빈 전시장에 주변 풍경을 기록한 영상작업만 틀어주고 있는 모습. 보화각이 보수 정비되면서 이 실내 풍경은 사라질 전망이다. 전시장에 있는 유물전시가구도 간송이 1938년 개관때 일본에서 맞춤제작한 것이다. [이한나 기자]
[이한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