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완전히 해제되는 가운데 일상 회복을 앞두고 시민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2년 1개월 만에 되찾는 일상에 반가움을 드러내는 한편,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우려를 표하는 이도 나온다.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경향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일일 확진자가 10만명 이상 쏟아지고 있어서다.
◆ 자영업자 대환영…"이제야 숨통 트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방역상황이 안정되고 의료체계의 여력이 확인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과감히 해제하고자 한다"면서 "사적모임 인원 제한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밝혔다.
299명까지 허용되던 행사와 집회, 수용 가능 인원의 70%까지 허용되던 종교시설 인원 제한도 동시에 없어진다. 영화관·실내체육시설·종교시설 등 실내 다중시설에서의 음식물 섭취 금지조치 역시 오는 25일부터 모두 해제된다. 다만 마스크 착용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실외 마스크의 경우 2주 후 방역상황을 평가해 해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많은 시민이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일상 회복을 반기는 분위기다. 2년 넘게 이어진 방역에 피로감이 쌓인 데다, 코로나 유행이 확연히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어서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2만5846명으로 지난달 17일 60만명대 정점에 비해 크게 줄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진작 풀어야 했다"면서 "이미 국민 3분의 1이 걸렸는데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고 본다. 확진자가 줄고 있으니 실외 마스크 해제도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거리두기 직격탄을 맞아온 자영업자는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이다. 신촌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 이후 잃어버린 시간을 생각하면 한숨밖에 안 나온다"면서 "장사를 접을까 수없이 고민했는데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 정말 살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늦은 시간까지 술집을 운영해온 C씨는 "새벽 장사를 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드디어 밤늦게 오는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심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미감염자, "10만명대 확진에 여전히 불안"
반면 거리두기의 완전한 해제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미감염자 위주로 반발이 거세다. 30대 직장인 D씨는 "일일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10만명대 아니냐"면서 "요즘도 주변에서 확진자가 줄줄이 나온다. 증세가 심하다는 후기를 들으면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재감염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달 확진된 20대 직장인 E씨는 "코로나에 걸렸을 때 죽다 살아났다"며 "아직도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서 재감염은 생각만 해도 괴롭다. 일상이 이렇게까지 풀어져도 되는 건가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최대한 뒤로 미뤄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1급 감염병인 코로나19를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등의 방역·의료체계를 일상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내달 하순부터는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격리 의무가 사라지고 모든 병·의원에서 대면진료가 가능해진다. 생활비, 유급휴가비, 치료비 등에 대한 정부 지원도 없어진다.
중대본은 "우리는 오미크론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했고, 백신과 치료제라는 효과적인 무기도 갖추게 됐다"며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일상을 최대한 누리면서 동네 병·의원에서 진단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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