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진 "한국 너무 많은 민주주의"…광우병 사태 때 미국 문서에 담겨
입력 2022-04-15 10:45  | 수정 2022-04-15 18:56
지난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한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 박진 국민의힘 의원(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 사진 =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과거 발언 재조명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대해 "민주주의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미국 정부 당국자와 대화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와 관련해 한국의 민주주의가 과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011년 공개한 2008년 6월 25일 자 주한미국대사관 비밀 외교 전문에는 제임스 신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월 17일 박진 한나라당 의원과 만찬에서 나눈 대화가 담겼습니다.

전문에 따르면 박 의원은 당시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에 매우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민주주의 운동이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됐으며 이제 사람들은 대규모 시위가 정부와 소통하는 적절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적혀있습니다. 아울러 "한국은 너무 많은 민주주의(too much democray)를 가졌다"고 짐작했다고 전합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011년 공개한 주한미국대사관의 2008년 6월 26일자 전문. 박진 당시 국회의원이 미국산 소고기 반대 시위에 대해 "한국은 너무 많은 민주주의를 가졌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됐다. / 사진 = 연합뉴스

또 사람들이 다음 아고라와 아프리카 등을 통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소문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기술을 활용한 도심 게릴라의 시민 불복종"으로 묘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위키리크스의 다른 외교 전문에 따르면 미국 측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 전후로 박 의원과 여러 차례 접촉했습니다.

2007년 12월 14일 작성된 전문에서 주한미국대사관은 외교장관이 되려는 박 의원의 야심을 거론하며 "누구도 그가 재능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으며 그가 외교정책을 이해한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의 자격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골적인 야심은 지금까지 이명박 캠프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하게 했으며 다음 행정부에서도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박 후보자 측은 "위키리크스의 일방적 주장을 인용한 것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는다고 본다"면서 "대한민국은 활력 넘치는 선도적인 민주 국가라는 것이 후보자의 소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민주주의는 자유와 함께 책임도 중요하다는 것이 후보자의 생각"이라며 "후보자의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철학, 주요 외교 사안에 대한 견해는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성실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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