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폭하려다 마지막 순간 마음 바꿨다"…130명 목숨 앗아간 테러범 충격고백
입력 2022-04-14 21:40 
지난 3월 15일 법정에서 진술하는 살라 압데슬람 스케치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015년 11월 13일 프랑스 파리 일대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려 130명이 목숨을 잃은 파리 테러 혐의로 기소된 살라 압데슬람(32)이 13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사건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범행 직후 벨기에로 도주했다가 지난 2016년 3월 붙잡혀 지난해 9월부터 프랑스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해당 테러에 가담한 일당 중 유일한 생존자이기도 하다.
압데슬람은 바타클랑 극장과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을 비롯해 피라 식당과 카페 등에서 연쇄적으로 테러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에 따르면 그는 지금까지 묵비권을 행사하다 이날 처음 입을 열었다.

압데슬람은 형인 브라임으로부터 이슬람국가(IS) 내용을 전해 듣고 IS를 돕기 위해 시리아로 가려다 형을 도와 파리 테러 계획에 합류했다. 형인 브라임은 테러 당시 카페에서 폭발물을 터뜨려 숨졌다.
압데슬람에 따르면 그의 역할은 폭탄 조끼를 입고 특정 장소에 가 자폭하는 것이었으며, 그는 마지막 순간 마음을 바꿨다.
압데슬람은 "파리 제18구 카페 안에 들어서 음료수를 주문하려 할 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이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동차를 타고 도망치려 했지만 차가 고장나 택시를 탔으며 입고 있던 폭탄 조끼를 버렸다고 진술했다.
압데슬람은 "무서워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포기한 것"이라면서 "폭탄이 달린 벨트와 소총을 갖고 있던 형이 총을 쏘고 나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목표가 어딘지를 몰랐다"고 말했다.
판사가 테러 당일의 상황을 더 자세하게 진술할 것을 권했지만, 압데슬람은 테러 현장에 일당이 내려준 것만 기억한다고 전했다.
그가 그의 주장대로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폭하지 않은 것인지 폭탄 조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테러범에게 무기를 공급한 혐의로 기소된 모하메드 아브라니는 압데슬람이 "폭탄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압데슬람은 이에 대해 지난달 열린 재판에서 "테러 일당에게 폭탄 조끼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거짓말 해왔다"고 주장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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