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고 나서 도착해도 늦다…커지는 '1시간 배송' 시장
입력 2022-04-13 06:02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당일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문앞에 도착해 있는 '새벽배송'에 이어 1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즉시배송) 시장이 차세대 격전지가 되고 있다. 점포가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편의점을 비롯해 곳곳에 물류센터가 포진된 유통 대기업 및 이커머스 업체들이 나선 데 이어 제조사와 빅테크 기업까지 앞다퉈 뛰어드는 추세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2년 만에 중단하고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한 바로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몰의 2시간 바로배송, 롯데슈퍼의 1시간 바로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몰의 2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는 지난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배송 건수가 약 30% 증가해 높은 시장성을 증명했다. 그동안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했던 서비스가 올해 들어 영남·강원·충청 거점매장 30곳으로 늘어나 배송 권역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롯데온은 이미 새벽배송 서비스가 자리잡은 경쟁사 사이에서 비중을 늘려가기보다,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바로배송에 집중해 시장 규모 자체를 키워간다는 각오다. 롯데마트몰의 2시간 바로배송은 올해 안에 50개 수준으로 거점매장을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 쓱고우
이마트도 최근 서울 강남 지역에서 퀵커머스인 '쓱고우' 서비스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강남대로 한복판에 자체 물류센터를 만들어 신선식품, 식료품, 생필품 등 3000여 개의 상품을 1시간 안에 배송한다. 이마트 본사가 직접 하는 첫 퀵커머스 사업으로, 이마트 온디맨드팀이 맡았다.
이마트는 도심 한복판인 지하철 7호선 논현역과 9호선 신논현역 사이 자사 소유의 건물을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로 활용해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차별화 전략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배달한다. 와인 픽업도 가능하다. 배송은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가 맡았다.
그동안 퀵커머스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의 B마트를 비롯해 네이버의 '편의점 배달', 요기요의 '편의점·마트', 쿠팡이츠의 '마트' 등 플랫폼 업체들이 주도해왔다.
여기에 GS리테일이 기존에 운영하던 '우리동네딜리버리'와 요기요 트래픽을 더한 '우리동네GS'를 올 상반기 내 선보일 예정이고, 오아시스마켓도 '브이마트'란 이름의 퀵커머스를 준비 중이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를 올해 안에 전국 단위로 키울 계획이며, 오아시스마켓은 유기농 신선식품과 밀키트 배송을 위해 강남구와 송파구에 각각 물류센터를 마련했다.

유통업체 외에 제조업체도 뛰어 들었다. SPC그룹은 도보 배달서비스 중개 플랫폼인 '해피크루'를 최근 선보였다.
CJ그룹의 헬스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은 올해 도심 물류거점 6곳을 열고 '오늘드림' 서비스를 확대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지난 2020년 기준 5000억원 규모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퀵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오는 2025년엔 약 5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시장에 합세하면서 초반 생필품 등 편의점 상품 위주에서 신선식품으로 카테코리가 확장되고, 차별화 상품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유통업체의 경우 점포를 거점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어 배달업체만 확보될 경우 빠른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다만 이 같은 배달업체의 라이더 수가 한계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지금도 배달 시장으로 라이더 수가 부족한 가운데 앞으로 퀵커머스 시장 역시 지나친 마케팅 비용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배달료 증가 등의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이마트, GS리테일, 오아시스마켓 모두 메쉬코리아 부릉과 손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아무리 기존 점포와 물류센터를 잘 확보해놨다 하더라도 현재 퀵커머스는 짧은 시간 내 라이더들이 배달하는 형태라 라이더 수급이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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