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 마네킹으로 민간인 시신 둔갑"했다던 러시아…조작 방송 들통
입력 2022-04-12 15:55  | 수정 2022-04-12 16:10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군이 마네킹을 시신으로 둔갑했다고 주장했던 영상. 이는 러시아 측의 조작으로 밝혀졌다. / 사진=euronews 웹사이트 캡처
양심선언한 러 방송계 종사자 "우리 드라마 현장 영상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부차 대학살' 만행을 줄곧 부인해왔지만 이와 관련 러시아의 방송 조작이 러시아인의 양심선언으로 인해 들통났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부차거리에서 확인된 시신은 러시아군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러시아 관영방송 ‘로시야24는 같은 날 우크라이나군이 마네킹을 시신으로 둔갑시킨 거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로시야24는 우크라이나군이 부차에서 마네킹을 시신으로 위장하는 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를 맡은 러시아 기자는 "군복을 입은 우크라이나인 두 명이 마네킹을 테이프로 둘둘 말아 시신으로 위장했다"며 "시신으로 착각할 만하다. 유사한 마네킹 수십 개가 시신으로 둔갑, 우크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송이 나간 다음 날 8일 BBC러시안과 폰탕카 등은 해당 뉴스가 조작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양심선언에 나선 러시아 방송계 종사자 나데즈다 콜로베바는 해당 영상은 내가 조감독으로 참여한 드라마 현장 영상이다"고 폭로했습니다.

양심선언을 한 러시아 방송계 종사자 나데즈다 콜로베바/ 사진=KREM 웹사이트 캡처


콜로베바는 "영상은 전쟁 중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3월 20일 러시아 레닌그라드주 프세볼로시스크시 드라마 촬영 현장을 담은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로시야24가 우크라이나 군인이라고 지목한 영상 속 인물 역시 스턴트팀 스텝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콜로베바에 따르면 그중 한 사람은 러시아 영화계에서 유명한 스턴트 감독 알렉산더 우바로프입니다.

우바로프는 매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네바강에서 개최되는 ‘붉은 돛 축제(Scarlet Sails) 2019년 공연에 참여한 인물로 언론 폰탕카에 따르면 그 역시 뉴스를 확인하고 ‘가짜뉴스 대응 방안을 변호사와 논의 중입니다.

또한 콜로베바는 우리는 건물에서 사람이 떨어지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마네킹은 배우를 대신한 일종의 스턴트맨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떨어질 때 충격으로 마네킹 팔다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테이프로 둘둘 말았다. 또 마네킹이 주차된 차 지붕에 떨어지면서 실제처럼 핏방울이 튀도록 가짜 피를 마네킹에 붙였다"고 했습니다.

콜로베바는 "나는 러시아에 있다. 두렵다"면서도 "용기를 내야 한다. 내 개인적 운명보다 우크라이나인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거듭 말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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