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명품은 불황에 강해요"…생활형숙박시설에 부는 고급화 바람
입력 2022-04-12 14:36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생활형숙박시설시장에 때아닌 명품(名品) 바람이 불고 있다. 금리인상,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상품력 강화로 타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2일 수익형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레지던스'로 불리는 생활숙박시설은 호텔과 오피스텔의 중간 형태 주거상품으로, 장단기 임대와 개별 취사가 가능해 시설 면에서는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 건축법 적용 대상이라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 제한, 대출 규제 등에서 자유롭지만, 실거주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임대사업 및 숙박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생활형숙박시설의 고급화 전략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 속에서도 되레 활성화되고 있는 명품 소비에 착안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올해 2월 기준 국내 주요 백화점의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3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9.3%)보다 3.5배 많은 수치다.
명품 소비 현상은 최근 생활형숙박시설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아파트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춘 고급화 단지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보면 부산 해운대구 소재 생활형숙박시설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전용 159㎡는 지난달 43억원(35층)에 매매됐다. 이는 작년 3월 거래가보다 15억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고급 특화 설계가 적용된 분양상품에도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작년 3월 부산 동구에서 분양된 생활형숙박시설 '롯데캐슬 드메르'는 1221실 모집에 약 43만건이 접수되며, 평균 356대 1의 청약경쟁률(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을 기록했다. 이 사업장에는 수영장, 클럽라운지 등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갖춰지고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가 제공된다.
같은해 8월 충북 청주시에 공급된 생활형숙박시설 '힐스테이트 청주 센트럴'도 평균 862대 1의 경쟁률로 청약마감에 성공했다. 이 단지의 셀링포인트는 조식, 룸 클리닝, 케이터링 등 차별화된 생활편의 서비스와 층간소음을 절감하는 기둥식 구조, 유럽산 세라믹 아트월 설계 등이 꼽힌다
다양한 고급화 요소를 갖춘 신규 물량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달 분양 예정인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 2차'(전용 36~244㎡ 1191실)에는 시화호를 바라볼 수 있는 라군뷰 조망권(일부 실 제외)을 확보했다. 오픈형 테라스 설계도 도입된다. 지상 3층에는 인피니티풀과 약 360m 규모의 조깅코스가 조성될 예정이며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쾌적한 실내 산소농도를 유지해주는 힘펠 고순도 산소발생시스템과 욕실환기시스템 설치 및 친환경 무기질 도료 마감 등도 적용될 예정이다.
광주광역시에서 다음달 분양하는 생활형숙박시설 '엘시그니처'(전용 33~219㎡ 279실)에는 테라스 구조와 고급 마감재 및 인테리어 등이 적용된다. 스카이브릿지, GX룸, 라운지바 시설 도입과 호텔급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도 계획돼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저금리 기조로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 전매가 자유로운 생활숙박시설에 투자하는 이가 많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이 마르자 투자 수요가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품 고급화 전략이 어느정도 수요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